군사평론가 지만원씨가 미국 부시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한반도 정세와 관련, 남북한이 UN 감시 아래 군축을 단행한 뒤 두 개의 독립국가로 갈라서는 길이 해결책이라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지 씨는 7일 자유기업원이 전경련회관에서 개최한 포럼에서 '악의 축과 한반도 정세'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북한이 아무런 반대급부나 명분없이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지는 않을 것이므로 탈출구가 없어 보인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9.11 테러사태 이후 북한은 미국의 안보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주적'이 됐고 부시는 김정일에 금전적 시혜를 베풀 마음이 조금도 없으며 위험한 무기를 어떻게든 동결하고 파괴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대책을 마련해야 하나 진보세력은 '악의 축'이라는 정책적 본질과는 관계없는 사실들을 나열하면서 미국을 감정적으로 성토한다"며 "한국 정부와 여당, 시민단체들이 반미감정을 노골화할수록 한반도에 전쟁이 불가피하다는 명분만 높여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남북한이 군사력을 증강하면서 통일이니 평화를 생각한다는 것은 자가당착"이라며 "남북한이 동시에 군사력을 줄여서 신뢰구축과 평화무드를 조성하면서 휴전선을 국경선으로 선포하고 미국과 캐나다처럼 국경선을 사이에 두고 비자를 받아 출입하는 사이좋은 이웃국가로 살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민족이 국경선을 사이에 두고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으면 그것이 바로 통일"이라며 "북한에게 남침의 기회는 영원히 없을 것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전달하고 그 대가로 미니 마샬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협상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준기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