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각 정당과 국회의원들이 후원회를 통해 거둬들인 정치자금은 전체 규모면에서 여당이 야당을 크게 앞서는 '여부야빈(與富野貧)' 현상이 계속됐다. 3일 중앙선관위가 밝힌 2001년도 후원회 모금총액 999억1천400만원 가운데 민주당이 596억9천100만원(59.7%)으로 가장 많았고, 한나라당 320억5천800만원(32.1%),자민련 73억3천500만원(7.3%), 기타 무소속 8억3천만원(0.9%)의 순이었다. 그러나 지난 2000년도 모금액과 비교할때 야당인 한나라당은 크게 증가한 반면,민주당과 자민련은 큰 폭으로 감소해 정권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정치자금의 흐름이 야당쪽으로 서서히 옮겨가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한나라당은 전년도 대비 62억8천700만원이 늘어난 반면, 민주당은 무려 272억5천600만원이 줄었고, 자민련도 42억3천700만원 감소했다. 의원 개인별 모금액 순위에서도 지난 2000년의 경우 상위 10걸을 모두 민주당이 독차지한 데 비해 지난해에는 민주당 의원 8명에 한나라당 김만제(金滿堤.8위) 의원과 나오연(羅午淵.10위) 의원이 포함돼 야당의 약진을 보여줬다. 상위 20걸을 기준으로 할 때도 99년에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단 한명도 포함되지못했다가 2000년에는 3명, 2001년에는 4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 의원별 순위에서 1위 한화갑(韓和甲.7억3천107만원), 2위 박상천(朴相千.6억2천568만원), 3위 김충조(金忠兆.6억1천577만원), 5위 최재승(崔在昇.5억2천366만원), 6위 김홍일(金弘一.5억1천97만원) 의원 등 동교동계와 범동교동계의원들이 상위 20걸중 8명을 차지해 `실세' 의원들에 대한 쏠림 현상이 여전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한 한화갑 이인제(李仁濟.4위) 정동영(鄭東泳.9위) 김근태(金槿泰.22) 의원이 상위를 차지했고, 원외인 민주당 김중권(金重權.4억6천548만원) 노무현(盧武鉉.2억1천186만원) 고문도 지구당 후원금 순위에서각각 1위와 4위를 차지, 상대적으로 많은 `실탄'을 비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개인 후원금이 2억9천563만원으로 41위에 그쳤고, 최근 한나라당을 탈당한 박근혜(朴槿惠) 의원은 3억3천465만원으로 27위였다. 의원중 최대 갑부인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은 후원금 모금액이 2억628만원으로 107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고, 한나라당 김태호(金泰鎬) 의원은 후원회 결성을 신고했지만 실제 후원회를 하지 않았다고 신고했다. 지난해 전체 후원금 가운데 국회의원 후원회를 통한 모금액이 506억8천600만원(50.7%)으로, 각 정당의 중앙당 후원회를 통한 모금액 374억7천200만원(37.5%)에 비해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도 특징이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경우 국회의원 후원회와 중앙당 후원회의 비율이 각각 64.6%대 21.9%, 44.8%대 43.5%로 나타난 반면, 자민련의 경우에는 39.1%대 57%로 여전히 중앙당 후원회의 비중이 컸다. 한편 지난해 정치권의 후원금 모금총액은 2000년도의 1천260억7천200만원에 비하면 262억원 가량 감소했지만, 2000년에 16대 총선이 있어서 각종 후원금 한도가평년의 2배로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큰 의미는 없다고 선관위측은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