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석찬 발언 파문' 이후 나흘째 국회가 파행되고 있는 가운데 여야는 21일에도 상대방을 겨냥한 대정부질문 자료와 대변인논평 등을 통해 한치도 양보없는 장외공방을 계속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아태재단 이수동(李守東) 전 상임이사의 수뢰 파문을 곧바로 '재단 비리'로 몰고가며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까지 공격대상에 포함시킨 반면 민주당은 인터넷상에서 유포되고 있는 이회창 총재의 방미 수행단 관련의혹을 제기하며 해명을 요구하는 등 여야 폭로전 대결이 이전투구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아태재단 의혹 = `DJ의 집사'로 불리던 아태재단 이 전 이사의 수뢰 혐의가 밝혀지자 야당은 `현 정권의 판도라 상자가 열리고 있다'며 공세를 펼쳤고, 여당은"개인 비리일 뿐"이라고 일축하는 등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지난 97년 신한국당이 밝힌 'DJ 비자금' 관리자 가운데 친인척이 아닌 유일한 사람이 이 전 이사였다"면서 "지난 93년 두차례에 걸쳐 농협 서신촌지점의 이 전 이사 계좌에 1억2천만원, 9억2천만원이 각각 입금된 적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형택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가 관리해오던 동화은행 계좌에서 이전 이사 명의로 200만원이 인출됐다는 게 신한국당 주장"이라면서 "이씨가 `DJ 비자금' 종합관리자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도 "아태재단은 현정권 `판도라의 상자'"라며 "게이트 연루사실이 드러나면 해체할 용의가 있다는 아태재단측의 약속이 지켜질 지 지켜보겠다"고 공세를 취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이수동씨 건은 권력주변에 기생해 재미를 보려는 일부 몰지각하고 쓰레기같은 기업인들로 인해 생긴 사건"이라며 "이번 사건은 분별력을 잃은 한 개인의 비리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국기를 흔든 사건인 세금 도둑질 사건과 간첩 잡으라는 안기부 예산을 빼돌린 한나라당과 이회창 총재는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할 것"이라고 역공을 폈다. ◇대정부질문 자료 공방 = 한나라당 임인배(林仁培) 의원은 "이희호 여사가 운영하는 `사랑의 친구들'의 이사겸 후원회장이 운영하는 모 업체가 현 정권들어 성공을 거듭하고 있으며, 98년 이후 국민주택기금 대출실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이 여사가 이 업체의 뒤를 봐주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경필 대변인도 총재단회의 브리핑에서 "이 여사가 명예총재를 맡고 있고 이수동 전 이사가 운영위원인 이 단체가 그동안 90억원을 모금했다"면서 "재단 관계자들이 각종 권력형 비리의 주역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과 후원기업들의 로비설이 나오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수 밖에 없다"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97년 대선자금이 도마에 오르자 당황한 나머지순수한 봉사활동 단체까지 정쟁에 끌어들이는 낯뜨거운 작태를 서슴지 않고 있다"고비난했다. 민주당 이종걸(李鍾杰) 의원은 대정부질문 자료에서 "세풍 사건의 주범중 한명인 한나라당 서상목 전 의원은 이석희씨가 은신해 있던 미국 오키모스시를 방문한사실이 있다"며 "서씨 뿐 아니라 수차례 다른 사람의 (이씨와의) 접선이 있었고 이는 모두 이회창 총재의 지시가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풍문이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며 이 총재를 `범인도피 공범'으로 수사할 용의가 있는지를 물었다. ◇ 한나라당 방미단 논란 =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공식 브리핑에서인터넷에 오른 이회창 총재 방미단 관련의혹을 제기하며 "도대체 무슨 짓을 했는지한나라당은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남 대변인은 "이런 허위사실을 유포하면 엄중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hjw@yna.co.kr (서울=연합뉴스) 황정욱 김현재 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