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000년 말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의 방북 때 열릴 예정이었던 북ㆍ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보장체계 구축과 양국간의 관계개선 문제가 논의될 예정이었다고 공개했다. 21일 평양방송에 따르면 김일성방송대학은 지난 20일 밤 방송된 특강 프로그램을 통해 "조ㆍ미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은 우리 민족이 바라는 요구"라고 지적하면서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평양방송은 또 "6.15 공동선언이 마련돼 북남관계가 화해와 협력으로 큰 걸음을 내딛게 된 당시의 조건에서 조ㆍ미 정상회담에서 관계정상화 문제가 해결되면 우리 민족 앞에는 단합과 통일의 대 통로가 열릴 것으로 기대됐다"면서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평양방송은 이어 당시의 미국 공화당은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에 제동을 걸어 "조ㆍ미 관계는 전면 해결의 고비에서 적대적인 원점으로 돌아가게 되었다"고 말했다. `미제 호전세력의 대 조선 강경압살 책동과 그 파산의 불가피성'이라는 제목으로 이뤄진 3회 방송 예정 가운데 첫회분인 이번 특강 프로그램은 부시 행정부에 대한 북한의 불만을 담고 있지만 북ㆍ미 관계정상화 차원에서 클린턴 전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승계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평양방송은 이어 △조기 핵사찰 요구 △핵ㆍ미사일ㆍ재래식무기 협상 의제 제시 △대북 감시 및 검증체제 구축안 등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반동적인 것"이라고 비난한 후 "대 조선 고립ㆍ압살 책동을 당장 중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심규석기자 nks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