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 등 주요국 언론들은 20일 김대중 대통령과 부시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주요 뉴스로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부시 대통령의 일정을 상세히 소개하며 "부시 대통령은 연두교서에서 천명한 내용을 재확인했으나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직접 지칭하지는 않았다"고 전하고 "부시 대통령은 김정일에 대해 압력을 가하려 하지만 평양을 포용하려는 김 대통령도 고려해야 하는 외교적 문제에 봉착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할 의지를 서너차례 피력하는 등 악의 축 발언과 관련한 한국측 위기감을 달래려 했다"면서도 "부시 대통령의 대북관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양국이 협력해 북한과 대화로 대량살상무기 확산문제를 해결해 나가자"는 기본방침에는 일치를 봤다고 전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대북 포용정책에 원칙적인 지지를 표명하면서도 포용정책의 유용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나타냈다"고 지적했다. 산케이 신문도 부시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중 "김 대통령의 포용정책은 훌륭하지만 북한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데는 실망하고 있다"고 언급한 점을 지적,부시 대통령이 대북 포용정책의 효과에 의문을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도 부시 대통령이 회견에서 김정일 체제에 대해 강한 불신감을 거듭 표명,그와 김 대통령의 대북정책 사이에 '온도차'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교도통신은 또 이번 회담은 "김 대통령의 햇볕정책이 미국이 추진중인 국제적인 반테러 포위망 구축 속에 고립감을 떨쳐내지 못하는 국면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 결과가 됐다"고 덧붙였다. 워싱턴=고광철.도쿄=양승득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