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0일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막말 공방'을 둘러싼 여야 대립이 계속되면서 이날도 본회의를 열지 못하는등 사흘째 파행했다. 민주당 이상수(李相洙),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총무는 이날 오후 회담을 가졌으나 민주당이 송석찬(宋錫贊) 의원 발언저지와 한나라당 박승국(朴承國) 의원의`홍위병' 발언을 놓고 사과를 요구한데 대해 한나라당이 거부, 진통을 거듭했다. 회담에서 이재오 총무는 "민주당이 송 의원 발언내용에 대해 유감표명을 하면 우리도 송 의원 발언을 저지한데 대해 유감표명하겠다"는 중재안을 냈으나 이상수총무는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수 총무는 회담후 "대정부질문을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야당의 버릇을 고쳐야 한다"고 했고, 이재오 총무도 "본회의가 끝내 무산될 경우 향후 국회 상임위 활동도 모두 중단될 것"이라고 말해 이번 사태가 국회 전면파행 사태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됐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본회의장에 대기하며 야당 단독강행을 위해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에게 사회를 볼 것을 요구했으나, 이 의장은 "여야가 국회 정상화에 먼저 합의해야 한다"면서 거부, 대정부질문이 끝내 무산됐다. 이에 따라 대북정책 조율과 북미갈등 대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이 방한, 국가 대사를 논의하고 있는 시점에 국회가 저질 공방과 파행으로 국민 통합을 오히려 저해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당초 민주당 지도부는 한나라당의 사과와는 별개로 국회 정상화에 응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의원총회와 원내대책회의에서 `선(先) 사과'를 요구하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아 강경 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회 정보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탈북 귀순자 유태준(劉泰俊)씨 재탈북 문제와 국정원 직원들의 각종 게이트 연루의혹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한나라당 의원들이 민주당의 본회의 불참을 이유로 참석을 거부, 회의가 무산됐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기자 h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