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19일 민주당이 불참한 가운데 야당 단독으로 본회의를 열고 통일 외교 안보 분야에 대한 대정부 질문을 벌였다. 그러나 정부측 답변에 앞서 여야가 회의진행 여부를 놓고 논란을 벌이자 이만섭 국회의장이 산회를 선언, 국회가 전일에 이어 또다시 파행됐다. 민주당은 이날 한나라당의 송석찬 의원 발언 제지와 관련, 사과를 요구하며 회의에 불참했다. 회의에서 한나라당 이재오 총무는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집권당 국회의원이 우방국 대통령을 '악의 화신'이라고 발언하는 등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무책임한 말을 하는데 분노를 느낀다"고 공격했다. 박승국 의원도 대정부 질문을 통해 "남북회담이 북한에 일방적으로 끌려만 다니고 있어 김정일 정권의 홍위병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면서 "북한의 무기 제조에 필요한 달러화를 공급해 주는 한국을 과연 군사동맹국인 미국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고 꼬집었다. 자민련 이양희 의원은 "내일 정상회담 이후 부시 대통령의 대북관이 우리 정부의 기대처럼 쉽게 바뀔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는다"고 지적하고 "대북 강경책의 원인 제공자는 북한이기 때문에 정부는 북한의 변화를 적극 주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낙연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나라당은 국회 파행의 원인이 송 의원의 악의 화신 발언 탓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사실은 이회창 총재 아들에 대한 의혹이 근본 원인"이라면서 "사실 왜곡에 대해 당 차원에서 응징할 것"이라고 반론을 폈다. 오춘호.김동욱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