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미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과 관련,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방미발언 및 북미관계를 둘러싼 여야간 공방이 격화되면서 이념대립으로 비화될 조짐 마저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15일 8개항의 공개질의 등을 통해 여권이 대선전략의 일환으로 이념갈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성토했고, 민주당도 10개항의 공개질의에서 야당이 부시 방한을 목전에 둔 시점에서 색깔론을 꺼내들며 한미간 갈등까지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8개항의 공개질의서에서 '악의 축' 발언에 대한 이 총재의 입장을 묻는 여당의 공세를 겨냥,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현정권의 태도가 애매모호하다"면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방북시 김정일과 가진 비공개 회동의 내용이야말로 공개 대상"이라고 반격했다. 남 대변인은 또 별도의 성명에서 "현정권이 악의 축 발언을 계기로 대선전략 차원에서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과 국론분열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이는 위험한 불장난"이라고 주장했다. 이재오(李在五) 총무는 "대정부질문에서 이 총재를 다시 거론하면 되로 주고 말로 받는 꼴이 될 것"이라며 "한반도에 불안을 조성하는 쪽이 미국인지 아니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인지 민주당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10개항의 공개질의에서 "한나라당은 시대착오적인 색깔론을 다시 꺼내드는 정치적 자산의 빈곤을 드러냈다"며 "부시 방한 직전에 한미간 갈등을 조장하는 태도는 누구를 위한 것이냐"고 역공을 가했다. 이 대변인은 또 "북미관계의 평화적 해결을 북한과 미국에 요청하려는 국회 결의안의 조기 채택을 한나라당이 반대하는 것은 혹시 이 총재의 방미중 언동과 유관한 것은 아니냐"며 거듭 이 총재의 방미발언을 문제삼으려 했다. 그는 특히 "한나라당이 미국에 있는 이회창 총재 후원회 회원들을 동원해 미 공화당 매파의원들에게 대북강경책을 주문하고 있다는 제보가 접수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야당측의 해명을 요구했다. 한편 이 대변인은 이 총재 방미당시의 면담록 공개 논란과 관련해 "지난 주 국회 통외통위에서 외교부에 3가지 자료제출을 요구했었다"며 "그중 하나는 이 총재가미국에서 어떠한 외교를 했는지 현지 대사관이 외교부에 보고한 것이 있다면 공개할수 있는데 까지 제출해달라고 요구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외교부에서 해당자료를제출할 경우 곧바로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sangin@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상인 황정욱기자 h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