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의 음력설은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의60회 생일(2.16)행사의 그늘에 가려 비교적 차분하고 한산한 휴일을 보내고 있는 분위기이다. 북한에서 이처럼 음력설을 차분하게 보내는 것은 음력설이 단오 등과 함께 지난89년부터 뒤늦게 부활된 탓도 있지만 양력설(1.1)을 쇠고 있는데다 김 총비서의 생일을 `민족최대의 명절'로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방송들은 12일 아침 김 총비서의 생일을 앞두고 평양시를 비롯한 각지에서각계각층 주민들이 다채로운 생일행사들을 진행하며 경축열기를 한껏 고조시키고 있는 분위기를 전했다. 이와 반면 음력설과 관련해서는 이날 평양방송의 `우리민족의 음력설 명절 풍습'이라는 보도물을 통해 예로부터 전해오는 전통적인 민속놀이와 설음식 등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는 가운데 "우리 인민들은 음력설 명절을 사회주의적 생활양식에 맞게받아들여 의의있게 보내고 있다"고 간략히 전했다. 평양방송은 "음력설 날이 되면 우리 인민은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풍습에 따라음력설을 즐겁고 유쾌하게 보냈다"면서 떡국과 약밥, 강정 등 특색있는 설음식과 윷놀이와 널뛰기, 연날리기, 팽이치기 제기차기 등 다양한 민속놀이 등을 소개했다. 평양방송은 이와 함께 "오늘 우리는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이런 민족적 풍습을오늘 현실의 요구에 맞게 적극 살려 줌으로써 예로부터 아름답고 고상한 민족문화를가진 우리인민들의 슬기와 재능을 남김없이 떨쳐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주민들은 지난해 음력설 아침에 김일성 주석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하거나 만수대 언덕에 있는 김 주석 동상에 헌화하는 의식을 가졌다. 이와 함께 청소년 학생들은 김일성광장 등 평양 곳곳에서 줄넘기ㆍ제기차기ㆍ팽이치기ㆍ썰매타기 등 민속놀이와 체육경기를 하며 즐거운 명절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으나 지방주민들의 설 쇠는 풍경은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탈북자들도 북한은 민족명절을 장려하라는 김 총비서의 지시에 따라 1993년부터음력설을 하루 휴일에서 이틀 휴일로 늘렸으나 오랜 기간 양력설을 지낸 북한 주민들에게 음력설은 그저 쉬는날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상용기자 c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