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발언으로 북미 관계와 한미 관계에도 주름살이 깊게 패인 가운데 전주한 미국 대사들의 방북이 마침내 확정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7일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스티븐 보즈워스, 도널드 그레그, 리처드워커, 윌리엄 글라이스틴 등 전 주한 대사 4명은 한반도 문제 전문가 로버트 스칼라피노 캘리포니아 버클리 주립대학 명예 교수와 함께 오는 23-26일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다. 보즈워스 전 대사 등의 방북 일정은 당초 오는 19-22일로 잡혔으나 마침 동북아 3국 순방 길에 오르는 부시 대통령이 서울에 머무는 19-21일과 시점이 겹치는 탓으로 미국 국무부가 제동을 걸어 재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글라이스틴 전 대사는 "지금까지 한국 언론의 보도로 많은 차질이 빚어졌다"고 지적하고 "현재로서는일정에 대해 아무 논평도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전 주한 대사 일행은 평양에서 초청자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비롯한 북한의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부시 대통령의 강성 발언으로 더욱 경직한 양국 관계의 해빙을 모색하는 등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에 물꼬를 트기 위한 정지 작업에 나설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소식통은 북한이 `악의 축'으로 몰렸음에도 전 주한 대사들에 대한 초청을 취소하지 않은 점을 들어 미국과 대화할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했다. 전 주한 대사 일행은 평양 방문에 이어 베이징(北京)을 거쳐 서울에도 들릴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제일스 레이니와 제임스 릴리 등 전 주한 대사 2명도 초청받았으나 일정과 건강 문제로 방북단에 참가하지 않았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