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金鍾泌. JP) 총재는 8일 "내각제 이야기가 나오다 쑥 들어가는데 그런 소신없는 사람들이 대통령이 돼서 사면초가에 이른 이 나라를 어떻게 끌고 가겠느냐"며 민주당내 내각제 논의중단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 총재는 이날 제주도를 방문, 지역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내각제 개헌을 약속하고) 세번이나 속으니까 이제는 또 하자는 사람이 나와도 믿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투표날까지 내각제를 국민에게 설득하고 내각제의 불이라도 붙일 것"이라고 각오를 다진 뒤 "아무리 작은 당의 총수지만 협력하면 당선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것"이라며 '캐스팅 보트'로서의 힘을 은근히 과시했다. 그는 또 "제주도에서부터 미국의 '뉴햄프셔'를 흉내내는데 돈 안쓰고 사람이 모아질 줄 아느냐"고 민주당의 국민참여경선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시.도지사 공천과 관련, 김 총재는 "선진국에서는 잘하면 5선, 8선도 한다. 우리는 2선만 하면 '당신만 해먹을 거냐'는 식으로 생각하는데 잘하는 분 있거든 성원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충청지역 3개 단체장의 재공천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 총재는 이날 오전 내각제 추진위 제주도지부 현판식에 이어 충청향우회 제주지부 및 벤처인들과 잇따라 간담회를 갖고 내각제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앞서 김 총재는 서울 김포공항 귀빈실에서 울산 지구당개편대회 참석차 항공편을 기다리던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한화갑(韓和甲) 김중권(金重權) 상임고문과 우연히 마주쳐 5분여간 대화를 나눴다. 특히 이 고문은 김 총재에게 깍듯이 인사를 하며 "어디 가시느냐. 우리는 울산에 장이 서서 간다"고 말했고 김 총재도 "제주에 행사가 있어 간다"고 웃으며 답변했다. (제주=연합뉴스) 추승호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