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초청으로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전국농업인대표 오찬에는 지난해 10월말 경남도 업무보고 때 즉석발언을 하려다 경호원들에 의해 행사장 밖으로 끌려나갔던 전농 경남도연맹 강기갑(姜基甲) 의장이 질문자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강 의장은 질문에서 "농민은 부채의 사슬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으나 힘들다"면서 농가부채 탕감을 위한 정책자금의 무이자 전환을 요구하는 등 3분여에 걸쳐 정부의 농업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특히 강 의장은 "농협금리가 시중금리에 비해 비싸다" "농협이 신용사업을 하지말고 경제사업을 해야 한다" "조합장 선거는 80%가 돈선거"라며 농협개혁을 촉구했다. 이에 김 대통령은 "강 의장이 전에 질문을 하려다 못했는데 이번에 질문을 하게 돼 기분이 좋았다"면서 "강 의장의 소원을 풀었고 나도 얘기를 잘 들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 대통령은 또 "설 연휴가 지나면 농어업.농어촌 특별대책위원회를 열어 농업과 농촌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착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청와대측은 지난해 발언제지 사건 직후 곧바로 관계비서관을 보내 경호상 불가피했다는 사정을 설명하고 강 의장이 김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전달받았다는 점을 확인해준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