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미국 대통령이 국회 연두교서에서 북한을 '악의 한 축'이라고 강조한 데 대해 북한이 잇따라 강경대응을 천명하고 나섰다. 북한 외무성대변인이 지난달 31일 부시 대통령의 발언을 "우리(북)에 대한 선전포고 "라고 비난한 데 이어 1일에는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통해 "우리는 미국과 전쟁을 치를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앙통신은 '힘에는 힘으로 대답할 것이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한 축'이라고 지목하고 미국을 위협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은 "미국이 '반(反)테러전쟁의 제2목표로 우리를 지정하고 군사적으로 제압하려는 무모한 기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 놓은 것"이라고 비난했다. 중앙통신은 "우리는 테러와 인연이 없다는 것을 한 두번만 천명하지 않았으며 그 누구를 '위협'한 일도 없다"면서 "부시의 폭언은 우리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없으며 그것으로 하여 조선반도의 군사정세는 다시금 전쟁접경에로 번져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앙통신은 또 "부시가 우리를 공개적으로 지명하면서 힘으로 압살할 기도를 공공연히 드러내 놓은데 대해 우리는 결코 무심히 스칠 수 없으며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우리 인민군대와 인민은 미국이 기어코 침략전쟁의 불을 지른다면 침략자들을 무자비하게 쓸어 버릴 것"이라며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통신은 특히 부시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미국이 들고 나온 북한과의 대화재개제안이 북-미관계 개선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저들의 침략적인 군사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공간으로 악용해 보려는 속심(속셈)으로부터 출발하고 있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면서 미국에 대해 북한의 막강한 군사적 위력을 '오판'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두환기자 d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