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잇단 대북경고로 한반도에 긴장국면이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한반도 4강이 남북한을 상대로 정상외교와 특사파견 등으로 맞서며 외교각축전을 전개, 한반도주변에 때아닌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부시 미 대통령은 29일 의회 국정연설을 통해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규정, 대량파괴무기 개발.수출 중단 등에 대해 강력 경고한데 이어 하루도 빼지않고 대북경고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으며 1일에는 "대량살상무기 수출을 계속하는 것은 잘못된 결정"이라며 북한 등 '악의 추축국'에 대해 모든 대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강도를 높였다. 부시 대통령이 오는 17일부터 21일까지 한국을 비롯, 일본과 중국 등 동북아 3국 순방을 앞둔 가운데 연 나흘째 대북 경고를 계속하고 있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부시 대통령의 대북 강경기조의 향배가 주목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다만 북한이 무기수출을 중단한다면 기꺼이 대화에 나설 수 있다며 미-북 대화가능성을 열어두었다. 부시 대통령은 한국, 일본, 중국 3개국 순방기간중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과 각각 정상회동을 갖고 미국의 대북정책을 비롯한 한반도 정세 전반에 관해 집중 논의할 것으로 예상돼 부시 대통령의 이번 순방이 미-북관계 향방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중국 외교부는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추축국" 경고발언을 세계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고 비난하고 나서 미-중 베이징 정상회담에서대북 현안과 관련한 장 주석의 입장 표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의 대북경고로 미-북관계가 극도로 경색되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특사를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평양에 파견할 것으로 알려져 러시아의 한반도외교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미국을 겨냥, "특정국의 지배체제에 근거한 국제관계에는 희망이 없다"며 미국 독주체제를 강력 비판, 부시 대통령이 천명한 "미 국익우선의 힘의 외교"에 제동을 걸 것임을 시사함으로써 워싱턴-모스크바관계에도 미묘한 기류가 조성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오는 5월 모스크바에서 미-러시아 정상회담을 예정하고 있어 모스크바회담에서도 어떤 형태로든 한반도 현안에 관한 입장 조율이 있어을 것으로 보인다고 워싱턴 관측통들은 내다봤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