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29일 단행할 개각은 이한동(李漢東) 총리를 유임키로 결정함에 따라 전면개각이 아닌 정치인 출신 각료들을 중심으로 교체하는 중폭개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김 대통령은 각종 `게이트'' 사건으로 동요하고 있는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조각(組閣) 수준의 전면개각을 검토했으나 국정운영의 안정성과 연속성 등을 고려해개각 폭을 줄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 내각개편 폭과 성격 =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8일 "개각과 관련해 이런 저런얘기가 나오고 있으나 전면개각으로 예단하지 말아달라"고 말해 개각의 폭이 예상외로 줄어들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또 "이한동 총리는 유임되고 청와대 비서실장에는 전윤철(田允喆) 기획예산처 장관이 내정됐다"면서 이번 개각의 핵심 포인트가 `이한동 총리 유임과 전윤철비서실장 발탁''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고위관계자도 "이 정부 들어 장관을 너무 자주 교체한 측면이 있다"면서"교체 요인이 생기면 그때 그때 개각을 하면 된다"고 개각폭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1.29 개각''은 민주당적을 갖고 있는 정치인 출신 장관들과 업무능력에 문제가 있는 각료 7-8명과 일부 장관급 자리를 교체하는 선에서 매듭지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번 개각은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인 출신 장관들을 대거 퇴진시키는 대신 각계 전문가와 명망가 출신으로 새로운 내각의 진용을 짜는 `탈(脫) 정치형 내각''을 출범시킨다는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아울러 김 대통령은 `DJP 공조붕괴''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독자적으로 내각을개편하면서 특정지역 출신의 요직 독점 시비를 불식시키기 위해 지연과 학연을 철저하게 배제하고 능력 위주로 인선을 하는 `탕평인사''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교체대상 각료 = 우선 외교안보팀의 경우 홍순영(洪淳瑛) 통일장관의 교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홍 장관의 경우 남북관계의 연속성 등을 고려해 유임될 것이라는 일부 관측도없지는 않으나 제6차 남북장관급 회담의 결렬 책임 등을 물어 교체될 것이 유력해보인다. 홍 장관이 경질될 경우 후임에는 남북문제에 정통한 정세현(丁世鉉) 국정원장특보, 장선섭(張瑄燮) 경수로 기획단장, 황원탁 주 독일대사 등의 기용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 특보는 통일부 차관을 지낸 대북전문가이고, 장 기획단장은 경수로 사업추진과정에서 북한과의 풍부한 협상경험을 갖고 있는 점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한승수(韓昇洙) 외교부 장관의 경우 2월 20일 김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28일 콜린 파월 국무장관과의 의제를 조율하기 위해 출국한 점 등으로 미뤄 유임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동신(金東信) 국방과 최경원(崔慶元) 법무장관의 경우 유임이 확실시 된다. 경제팀의 경우 전윤철 기획예산처장관이 청와대 비서실장에 내정된 만큼 경제정책의 일관성 유지 차원에서 수장인 진 념(陳 稔) 경제부총리의 경우 유임이 유력시된다. 기획예산처 장관에는 김병일(金炳日) 기획예산처 차관이나 김진표(金振杓) 재경부 차관 가운데 1명이 발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현역의원인 장재식(張在植) 산업자원 장관의 경우 정치인 출신 퇴진 차원에서 교체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으나 유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임명된지 얼마 되지 않은 임인택(林寅澤) 건교장관의 경우 유임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인적자원팀의 수장인 한완상(韓完相) 교육부총리의 경우 수능 난이도 파문과 `학력타파'' 논란 등을 감안해 교체쪽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에는 대학총장을 역임한 교육전문가인 이상주 비서실장이 기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민주당 당적을 보유하고 있는 김원길(金元吉) 보건복지, 김영환(金榮煥),유용태(劉容泰) 노동부 장관 등은 교체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