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중인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24일(현지시간) 딕 체니 부통령과 콜린 파월 국무장관,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을 잇따라 만나는 등 바쁜 하루를 보냈다. 특히 오후에는 리처드 게파트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는 물론 당초 예정에 없던바이든 상원 외교위원장, 톰 대슐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와도 만나는 등 전날에 이어강행군을 계속했다. 이 총재는 이날로 워싱턴 일정을 마치고 25일 뉴욕으로 이동한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이 총재는 잇단 면담에서 9.11 테러사태 이후의 반테러 전쟁, 남북관계, 미국 경제전망 등에 대해 주로 언급했다"며 "부시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행정부와 의회 주요 인사들을 거의 다 만났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들 인사와의 빡빡한 면담일정 때문에 점심식사를 샌드위치로 때웠다. 그럼에도 이 총재는 미국 행정부와 의회측에서 야당 총재에 대한 관심이 기대이상이라며 상당히 고무된 표정이다. 한나라당은 이 총재와 체니 부통령의 면담에 대해 "굉장히 진지하게 두분이 얘기를 나누고 대부분의 대화내용에 대해 서로 공감하고 일치했다"(남 대변인)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체니 부통령의 경우 당초 이날 오전 10시 20분에 다른 일정이 있었음에도이 일정을 20분 가량 미뤄가며 40분간 이 총재와 만났고 아미티지 부장관은 집무실밖에서 기다리다가 이 총재가 오자 한국말로 "반갑습니다"라며 악수를 했다. 한나라당은 전날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과의 면담때와 마찬가지로 이날 체니부통령 및 파월 국무장관 등과의 구체적인 면담내용에 대해서는 "외교적 관례"라며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9.11 테러사태 이후의 외교방향과 국제질서 변화, 남북문제, 상대국 경제전망 등에 주로 관심이 집중됐다고 소개했다. 특히 미국측은 이 총재의 대북정책과 대외경제정책에 주로 관심을 보였고 이 총재는 `전략적 포용'' 등 자신의 대북정책을 이해시키는데 상당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전해졌다. 한국 근무경험이 있는 파월 장관의 경우 이 총재와 아미티지의 면담장소에 나타나 10여분간 머물며 부시 대통령의 내달 방한문제에 대해 주로 언급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한편 이 총재 일행이 워싱턴에 도착한 지난 22일 예약된 호텔과 면담이 예정된하원의원실에 "이 총재의 미국방문이 취소됐다"는 출처불명의 e-메일이 전달돼 호텔예약이 취소되는 바람에 일행들이 한때 애를 먹는 소동이 발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연합뉴스) 최이락기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