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형택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가 이용호씨의 주가조작 소재로 활용된 보물발굴 사업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는 등 ''이용호케이트''의 ''몸통''으로 떠오르자 지난해 검찰수사가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이전 전무는 작년 9월 대검 수사 초기부터 이씨의 보물발굴 사업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아왔지만 검찰은 "이렇다할 범죄혐의가 포착된 것이 없다"며 소환을 미뤄왔다. 이 전 전무가 이씨와 보물발굴 사업자를 연결시켜줬다는 의혹은 국정감사에서 사실로 확인됐고, 나아가 이씨와 금융감독원 및 국가정보원을 잇는 배후가 있다는 주장에도 이 전 전무의 이름이 등장했던 것. 검찰은 그러나 "범죄혐의에 대한 단서가 포착돼야 조사할 수 있다"는 원칙론을 내세우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검찰은 수사 끝무렵인 작년 11월 "이형택씨를 소환조사했지만 보물발굴 사업을 소개해주고 금품이나 지분을 받은 혐의는 드러나지 않았다"며 이 전 전무를 무혐의처리, ''면죄부''를 주었다. 그러나 검찰은 범죄단서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전 전무와 관련한 계좌추적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너무 안일한 태도로 수사에 임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수사 과정에서는 이씨의 보물발굴 사업에 따른 수익배분 약정과 관련한 진술이 나오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별다른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 전 전무 외에도 작년 검찰수사가 ''부실수사''가 아니었느냐는 지적을 뒷받침하는 사례가 최근 잇따르면서 검찰을 더욱 당혹케 했다. 이기주 전 한국통신파워텔 사장이 J산업개발 대표 여운환(구속기소)씨로 부터 1천만원을 받은 혐의가 대검수사 때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특검수사에서는 계좌추적을 통해 확인했다. 검찰은 이용호씨의 공범인 D신용금고 김영준씨의 소재를 몇달동안 찾지 못했지만 특검은 짧은 시일에 김씨를 검거, 배임 혐의로 구속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판단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검찰은 신승남 전 검찰총장의 동생 승환씨가 스카우트 대가 및 월급 명목으로 이씨에게서 6천666만원을 받은 것이 별 문제가 없다고 판단, 무혐의 처리했지만 특검은 승환씨에게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 구속했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k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