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입당한 한나라당 송업교(宋業敎) 총재특보가 17일로 예정된 이회창(李會昌) 총재 연두기자회견의 회견문 작성 실무작업을 주도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자민련에 몸담고 있을 때 김종필(金鍾泌.JP) 총재의 연설문 작성을 주도했던 송특보는 상황과 시대적 분위기를 압축된 표현으로 풀어내는 뛰어난 글솜씨로 여야의 찬사를 받아왔던 인물. 특히 JP가 자신을 민자당에서 밀어낸 구 민주계와 김영삼(金泳三.YS) 대통령을 ''용서''한다는 뜻을 국회 연설문에서 "사랑에는 후회가 없다"고 표현했던 것은 아직도 국회 주변에서 회자되고 있다. 송 특보는 15일 "연설주체는 바뀌었지만 연설문은 간결하고 명료한 표현을 통해 호소력을 가져야 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며 "이런 원칙아래 이 총재가 의도하는 바를 명확하고 감동적으로 전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원칙 아래 송 특보는 권철현(權哲賢) 기획위원장,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윤여준(尹汝雋) 의원, 양휘부(梁輝夫) 총재특보, 유승민(劉承旼) 여의도연구소장 등준비팀과 함께 수차례 조정회의를 갖고 회견문 초안을 마련했다. 회견문은 당권-대권분리 긍정검토, 부정부패 척결을 통한 법과 원칙이 바로 서는 반듯한 나라 건설, 국민 대통합과 화해의 시대 구현, 경제회생, 남북관계 등 현안을 두루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권-대권 분리문제의 경우 비주류측의 공세를 감안, 시기와 용어선택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으며, 남북문제의 경우 종전의 강경자세 보다는 다소 유연한 표현을 사용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통합의 시대를 주창하는 만큼 부정부패 척결을 요구하되 여권과 지나치게 대립각을 세우는 표현은 회견문에서 절제하고 대신 이 총재가 언론과의 문답을 통해 분명한 입장을 밝힐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기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