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의 지방선거와 12월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연초부터 정치권 안팎에서 지역주의를 자극하는 언행들이 잇따르고 있어 국가통합을 가로막는 `망국병''이 재연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정치인과 지역인사들이 겉으로는 지역감정을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오히려 지역주의를 활용, 지지기반 확산을 꾀하거나 반대급부를 노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올해 선거에서도 지역주의가 기승을 부리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이에따라 `3김시대'' 종식을 의미하는 21세기들어 첫 대통령선거 만큼은 고질적인 지역감정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정치인들 스스로가 언행에 각별히 주의하고 유권자들도 지역주의 청산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지난 10일 서울 용산 국방회관에서 열린 충남지역 재경향우회 조직인 충우회와충청리더스 합동 신년교례회에서는 "이번에는 꼭 대통령이 충청도에서 선출되도록노력하자"(류근창 충우회장) "금년에는 역사에서 최초로 충청도에서 대통령이 나올것이 틀림없다"(김용래 충청리더스 회장)는 등의 지역주의 발언이 속출했다. 또 한나라당 김만제(金滿堤) 의원은 10일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회창(李會昌) 총재든 박근혜(朴槿惠) 부총재든 당권.대권분리 문제같은 것을약속하지 않으면 T.K(대구.경북) 지역표를 줄 수 없다"면서 T.K 당권론을 주창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말에는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재경 경남향우회에서 한나라당 하순봉(河舜鳳) 부총재가 "지난 대선때 경남이 분열, 정권을빼앗긴만큼 똘똘 뭉쳐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자"고 했고 김종하(金鍾河) 국회부의장은 "경남에서 제2의 이인제가 나오면 안된다"고 주장하는 등 지역주의 발언이쏟아졌다.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상임고문도 지난 8일 대전.충남 당직자 신년교례회에서"양대선거 승리를 위해 대전.충남 지역이 중심이 돼 역량을 모아가자"고 호소했고노무현(盧武鉉) 상임고문은 지난해 11월 라디오 인터뷰에서 "호남 후보는 득표력이없다"고 지역주의를 의식한 발언을 했다. 또 김중권(金重權) 상임고문도 지난해 12월 목포대에서 "민주당이 정권을 재창출하려면 전체 인구의 3분의 1인 영남지역 표를 얻지 않으면 안된다"면서 영남 후보론 주장에 앞장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정치인들이 지역감정을 의식하거나 지역주의 언행을 일삼을경우 3김시대 종식을 계기로 국가발전을 가로막는 `망국병''을 청산해야 할 올해 양대선거에서도 지역분할 구도가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참여연대 손혁재 협동사무처장은 "이미 각 정당 예비주자들이 `영남후보론'' `호남후보론'' 등을 거론하며 지역정서에 기대고 있다"고 비판하고 "지역주의는 정치인이 지역정서를 자극해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하고 언론이 이를 확산.과장보도하면서 유권자가 이에 동요해 발생하는 만큼 정치인과 국민, 언론 모두가 지역주의 청산에 대한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철 황정욱기자 h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