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쇄신논의가 결국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민주당은 29일 오전 8시 30분 당무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1시간이 지난 9시 30분까지 의사 정족수(49명)에 못미치는 35명 밖에 참석하지 않아 회의자체가 무산됐다. 전날 밤 이인제(李仁濟) 상임고문측이 '표결 처리'를 시도할 것이란 소문이 나돌았고 이에 대해 쇄신연대측이 '결사 반대'를 외치고 나왔던데 비하면 맥 없는 결과였다. 이날 회의장에는 이인제, 한화갑(韓和甲) 정동영(鄭東泳) 박상천(朴相千) 정대철(鄭大哲) 고문이 모습을 보였고 이 고문측의 전용학(田溶鶴) 장성원(張誠源) 의원과 박범진(朴範珍) 전 의원, 한 고문측의 설훈(薛勳) 의원, 쇄신연대의 장영달(張永達) 이재정(李在禎) 의원 등 평소 발언이 잦던 각 계파의 '대표선수'들만 참석했다. 회의는 열리지 않았지만 표결처리 문제를 둘러싼 계파간 신경전은 치열했다. 이고문 계보의 박범진 전 의원은 "이게 해를 넘길 일이냐. 우리 당은 소수의견이 다수의견을 지배하려 한다"고 불만을 제기했고 동교동 구파의 김옥두(金玉斗) 의원도 "대화는 충분히 했고 또 넘쳤다"며 "당을 생각해야지, 몇명이 자기 안 관철하려하면 되느냐"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정동영 고문은 "합의가 정 이뤄지지 않으면 누군가 양보해야지 표결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반대했고 이재정 의원도 "지금까지는 지도부의 정치적 타협.중재 시도가 별로 없었다"며 표결처리 시점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이인제 고문이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한뒤 뒤늦게 도착한 정동영 고문에게 "7, 8월에 (전당대회) 하든지, 말든지"라며 말을 건넸지만 정 고문이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아 잠시 어색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