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순방중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9일(한국시간)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 "우리 문제는 결국 우리가 해결해야한다"면서 "우리도 그만한 능력이 있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이날 저녁 부다페스트 하얏트 호텔에서 기자단 및 수행원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남북관계 개선에 미국의 변수가 너무 큰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이같이 밝히고 "남북관계가 잘 풀려야 미국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특히 "남북관계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서두르지 말고 인내심을 갖고 해야 한다"면서 "무리하면 안되며 되는 만큼만 해야 한다. 그러나 쉬지 않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이번 유럽순방을 통해 우리가 중동, 아프리카, 발칸에 진출할 때 (유럽국가의) 도움을 받고 (유럽국가가) 아시아에 진출할 때 도움을 주는 협력관계를 구축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유럽과 전면적인 협력의 시대를 이룩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우리가 그동안 너무 미국경제에 의존해온게 아닌가 한다"면서 "미국시장도 바라봐야 하지만 다른 곳도 생각해야 한다"고 유럽과 중국시장 등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또 "지금 우리 경제도 소비자가 물건을 사주고 있기 때문에 돌아가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재정과 금융의 융통성 문제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소비심리가 살아나야 한다"며 중산층 이상의 소비확대를 당부했다. 그러나 김 대통령은 개각문제와 여야 영수회담, 예산안 처리 계획 등에 대한 질문에는 "국내 문제는 국내에 가서 얘기하자"며 답변을 하지 않았다. lrw@yna.co.kr (부다페스트=연합뉴스) 이래운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