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순방 3일째인 4일(이하 현지시간) 김대중 대통령은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을 접견했다. 김 대통령은 또 파이낸셜 타임스지와의 회견을 통해 한국경제 전반을 설명하고 영국기업들이 대한(對韓)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 이날 정상회담은 당초 단독과 확대 정상회담,오찬을 포함해 2시간 10분 동안 열릴 예정이었으나 단독회담이 예정보다 30여분 더 길어져 이후의 확대 정상회담과 오찬이 차례로 늦춰졌다. 회담에서 두 정상은 테러가 인류문명에 대한 도전이고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연대가 중요하며 빈부격차, 중동.아프리카 문제 등의 해결노력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오홍근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김 대통령은 블레어 총리에게 한국의 세계박람회 유치에협조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2010년 세계박람회를 전남 여수에 유치하기 위한 정상외교활동을 계속했다. ○…김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친 뒤 버킹검궁을 방문,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성마이클 성조지' 대십자훈장(GCMG)을 수여받았다. 1818년 제정된 이 훈장은 외교분야 발전에 기여한 외국 국가원수에게 수여하는 영국 최고의 훈장이다. ○…김 대통령은 파이낸셜 타임스와 회견을 통해 한국의 경제상황을 비롯 남북 및 북·미관계의 진전상황,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서울답방 가능성 등을 설명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회견기사에서 "김 대통령은 지난날 한국의 독재정권에 대항한 가장 용감한 저항자였으며 '아시아의 넬슨 만델라'로 묘사되고 있다"면서 "강경한 북한 정권과의 화해정책인 햇볕정책의 열렬한 주창자"라고 소개했다. 런던=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