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24일 '진승현 리스트'에 대해 논평을 내지 않았다. 검찰의 수사를 지켜볼 일이지, 정치권에서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날 고위당직자회의에서도 "리스트가 어디 있지"라는 등의 방담 수준의 얘기만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이러한 침묵에는 이번 사건이 자신들보다는 한나라당에 더 부담스러운성격이라는 판단에 따른 `여유'도 엿보인다. 민주당의 침묵엔 그러나 이 사건에 대한 정보 부재와 예측못할 파장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작용하는 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핵심당직자는 "알아보니 검찰은 정말 리스트가 없다고 하더라"며 "리스트가있긴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나 한 정보통 의원은 진승현리스트에 대해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것"이라며 앞으로 이 사건이 미칠 예측불허의 파장을 우려했다. 정성홍(丁聖弘) 전 국정원 경제과장과 진승현(陳承鉉) 씨가 지난해 총선전 비록거절당하기는 했지만 김홍일(金弘一) 의원을 찾아가 자금제공 의사를 밝힌 사실이확인된 것은 이들이 여야 정치권에 돈을 살포한 의혹을 뒷받침하는 것이며, 이에 따라 국정원 조직자체의 개입여부와 목적, 개입 수준, 그리고 살포대상 등을 규명하려는 검찰의 의지가 변수라는 것. 특히 정성홍.진승현씨가 어떤 의도를 갖고 선거자금 제공 대상을 골랐다면 여야모두 영향력있는 실세 의원들을 대상으로 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리스트가 실재하고,밝혀진다면 정치권 전체를 흔들어놓을 것이라고 이 의원은 예상했다. 이는 연말부터 전개될 대선 정국에서 여야 내부와 정치권 전체의 대선지형을 뒤흔드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에, 진승현리스트 의혹을 둘러싼 현재의 여야논란만으로는 사건의 파장을 속단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서울=연합뉴스) 윤동영기자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