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보와 진전을 거듭하던 세계무역기구(WTO) 제4차각료회의가 폐막일이 지나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오리무중이다. 이번 카타르 도하각료회의는 원래 13일 오전 10시(한국시각 오후 4시) 각료선언문을 채택하고 막을 내릴 예정이었지만 14일 오전 현재까지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14일 WTO와 한국대표단 등에 따르면 전날인 13일 오후 11시(한국시각 14일 오전5시) 전체회의가 열려 뉴라운드를 출범시키는 각료선언문 채택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지만 회의가 자정 직전에 정회됐다. 이견이 남아 있어 합의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 있었을 뿐 언제 다시 속개할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 그러나 14일 오전 2시께 쉐라톤호텔 주회의장에는 오전 7시(한국시각 오후 1시)이전에는 전체회의가 없다는 공식 발표가 나왔다. 이는 현재 진행중인 쟁점조율이 쉽게 풀릴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쟁점은 농산물 수출보조금 문제와 환경, 이행문제 분야를 꼽을 수 있다. 유럽연합은 초안에 향후 수출보조금의 협상목표를 `단계적 폐지(phasing out)'로 설정해 놓은 것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으며 무역에 환경을 연계시키는 환경분야도 이번 뉴라운드에 협상의제로 반드시 채택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문제는 현재 협상을 개시하는 의제가 아닌 연구검토 대상과제로 돼 있다. 수출보조금 문제의 배경에는 농업의 비중이 큰 프랑스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고있다. 실제 도하회의에 참석중인 프랑소아 유아르 프랑스 무역장관은 농산물 수출보조금 폐지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협상을 결렬시키는 부분이라고 지적했고 외무부 대변인도 파리에서 "선언문 초안은 환경, 경쟁, 농업 분야에서 미흡하며 아주 기대 이하"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반면 인도를 중심으로 하는 개도국은 이행문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선진국의반대에도 불구하고 섬유자유화 문제를 거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도하에서는 99년 시애틀에서 열린 제3차 각료회의 당시의 실패가 이번에도 되풀이되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농산물 수출보조금 문제는 시애틀회의 당시에도 최종 선언문의 탄생을 가로막은 주요원인 중 하나로 꼽힌 바 있다. (도하=연합뉴스) 정준영기자 prin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