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 총재가 9일 공조붕괴후 처음으로 김대중(金大中.DJ) 대통령과의 DJP 회동에 나설 뜻을 비쳤다. 김 총재는 이날 대전일보 창간 51주년 인터뷰에서 "정치를 하는 사람이 현직 대통령이 어떤 이유든 한 번 만나자하면 내가 거절할 이유도 없는 것이 아니냐"며 "무슨 이유로 만나자고 하는 지 만나봐야 알 것 아닌 가"라고 말했다. JP는 공조붕괴 이후 김 대통령과의 만남을 철저히 기피해 왔다. 지난 1일 문화일보 창간 10주년 리셉션에 당초 참석을 약속했다가 김 대통령의참석사실을 알고 취소했고, 한일의원연맹 일본측 회장인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의 9일 김 대통령 예방 때 배석해달라는 일본측 요청도 거절했다. 그러던 JP가 DJP 회동에 유연한 입장으로 돌아선 것은 아무래도 김 대통령의 민주당 총재직 사퇴 등 정국상황과 맞물린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10.25 재.보선'이후 날로 입지가 축소되고 있는 JP 입장에서 DJ의 총재직 사퇴로 정계의 지각변동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김 대통령과 손을 잡는 것만으로도 정치적영향력 확대 등 실익이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벌써부터 자민련내에선 "DJP 회동이 실제 성사될 경우 '신3김연대설'이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김 총재 스스로도 향후 정국을 전망하며 "집권당이 벌써 저 야단들인데 (지각변동이) 시작된 것이 아니냐"고 민주당 내분사태를 정계개편론으로 증폭시키고 싶은 의중을 비쳤다. 특히 JP는 교섭단체 구성에 부정적인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를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나서 한나라당 압박용으로 DJP 회동을 활용할 계산도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낳고 있다. JP는 "의원 15명이 있는데 이를 인정하지 않고 고사하기를 바라는 어떤 친구가옆에 있다면 그건 나라를 맡길 수 있는 자질이 못된다"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소수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민주주의 요체다"며 "가갸거겨도 모르면서 뭐가 되겠다고 그러니 (신문)만화에 큰 나라를 맡길 수 없다느니, 면도칼로 비느니, 그렇게 비유하고 나오는 것 아니냐. 그 밑에 큰 접시를 갖다놓고 이렇게 도량이 없느냐고 한탄하게 만들어 놓는 것이다"라고 신문 연재만화를 들먹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인기자 sang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