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쇄신과 정치일정 등을 둘러싼 민주당내분 사태가 5일 소장.개혁파 의원과 동교동계,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과 다른 대선주자들간의 마찰이 심화되면서 첨예한 대치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소장.개혁파 의원들은 이날 전면적인 인적쇄신의 조기단행을 거듭 촉구하고 쇄신대상으로 지목된 권노갑(權魯甲) 전 최고위원은 이를 기자회견을 통해 정면반박키로 했다. 또 이인제 위원이 `후보 조기가시화'를 위한 과도체제 구성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데 대해 한화갑(韓和甲) 노무현(盧武鉉)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 등은 당 우선정비를 강조하는 등 대선주자들간 알력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 위원이 이날 부산에서 대규모 강연회를 갖는 것을 시작으로 당내 주자들이 이달중 다양한 행사를 통해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할 계획이어서 후보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최고위원 일괄사퇴로 지도부가 무력화됨에 따라 한광옥(韓光玉) 대표가 개별접촉을 통해 오는 7일 청와대 최고위원 간담회때까지 자제해줄 것을 촉구하는 등 수습에 나섰으나 비상 과도체제 구성을 둘러싼 대선주자간 경합과 인적쇄신 논란, 후보 가시화 문제 등으로 극심한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당사에서 4역회의를 열어 "당내 문제는 오는 6일 김 대통령 귀국후 빠른 시일내에 정리하도록 할 것"이라며 자제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 이인제 위원은 기자간담회에서 정치일정 문제에 대해 "당의 과도 지도부에서 의견을 수렴, 선택가능한 방안을 만들어 김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결정해야 한다"면서 지도부를 조속히 재구성한 뒤 정치일정 문제를 논의하자고 촉구했다. 반면 한화갑 위원은 부산 행사에서 "국민이 원하는 것은 여당의 쇄신"이라며 '선(先) 쇄신'을 주장, 정치일정 논의에 반대했으며 김중권(金重權) 최고위원도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 "당.정.청에 대한 전면쇄신이 빠른 시일내에 단행돼야 한다"면서 쇄신 우선을 강조했다. 노무현(盧武鉉)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은 이날 이인제 위원측이 제기한 `음모론' 등과 관련, "당내 논의를 무시하면서 이렇게 당을 흔들고 공격하는 자세로는 당이 중심을 가질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바른정치모임, 열린정치포럼, 새벽21, 국민정치연구회, 여의도정담 등 5개 개혁모임 대표들도 여의도 한 호텔에서 회의를 갖고 `선(先) 쇄신, 후(後) 체제정비'라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쇄신 압박을 계속했다. 장영달(張永達) 의원은 "쇄신대상으로 지목된 인사들은 스스로 결단해야 하며 김 대통령이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결단을 해야 민심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동교동계는 권노갑 전 최고위원이 8일 기자회견을 갖고 쇄신파 주장을 반박하고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로 했으며 권 전 위원을 따르는 민주당 비상임 부위원장 200여명이 6일 당사에서 집회개최를 검토하고 있어 쇄신파와 정면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권 전 위원의 측근인 이훈평(李訓平) 의원은 "쇄신파들은 한나라당의 근거없는 의혹제기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야당의 대변인 노릇을 하고 있다"면서 "뭔가 다른 목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이강원기자 gija0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