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8일(한국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을 앞두고 국내 언론과 가진 회견에서 북한에 대한 불신감을 피력,북·미관계의 험로를 예고했다. 부시 대통령은 회견에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도대체 알 수 없는 인물'이라고 지칭했다. 미국과의 대화 뿐만 아니라 한국 정부와 약속 이행도 거부한 사실을 그 이유로 내세웠다. 부시 대통령이 취임 직후인 지난 3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표현했던 '의구심'(skepticism)을 재연한 셈이다. 또 부시 대통령은 "북한과 언제든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핵 비확산 △미사일개발 중지 △재래식무기 감축 등 3대 의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어 부시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재래식 병력을 휴전선 뒤로 돌려 세계의 신뢰를 얻고 대량 살상무기를 확산시키는 것도 중단한 필요가 있다"며 북한을 압박했다. 북한은 이에 대해 '강도적 논리'라고 반발하고 있어 북·미관계는 당분간 교착상태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