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은 16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가진 연합뉴스와의 특별 회견에서 최근 테러와의 전쟁을 계기로 돋보이고 있는 그의지도력과 특유의 친화력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대통령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이뤄진 약 30분간의 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은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자신의 "지도자론"에 관해 열변을 토하는 한편 시종일관 대통령으로서의 위엄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소탈함으로 기자의 질문에 답변했다. 0...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40분(한국시간 17일 오전 2시40분) 집무실에서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 담담 보좌관과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대변인 등 보좌관들과 함께 있다가 환한 웃음으로 기자를 맞았다. 백악관 관계자는 한국 언론사중 유일하게 연합뉴스를 선정해 회견한 배경에 대해 "(한국) 최고의 언론사이기 때문" 이라고 말하고 회견 하루 전 갑작스럽게 통보를 받고 놀라지 않았느냐고 묻기도 했다. 청회색 계통의 양복과 셔츠에 노란색 무늬의 넥타이를 맨 부시 대통령은 회견장입구에서 "만나서 반갑다. 와 줘서 고맙다"며 마치 구면인 것처럼 반갑게 대해 그가사람을 끄는 매력을 지녔다는 세간의 인물평을 실감케 했다. 0...부시 대통령은 집무실 책상 정면에 있는 자리에 앉자마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참석차 "내일 상하이(上海)로 떠난다. 거기는 아버지를 만나러 1975년에 가 본 적이 있다"고 말문을 연 뒤 그곳에서 김 대통령을 비롯한 세계지도자들과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오른 쪽 옆 자리를 가리키며 "이 자리에서 지난 번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회담했고 두번째 회담에 기대를 걸고 있다"면서 상하이에서 만나 "많은 문제들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0...부시 대통령은 한반도 통일문제와 관련,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이에 대한"확고하고 열렬한 신념"의 소유자라고 지적하고 통일을 위해서는 "의지, 추진력, 인내 그리고 끈기가 필요하다"고 강조. 그는 그러나 김 대통령이 통일에 대한 신념 때문에 국내에서 정치적으로 곤경에처해 있다고 되묻자 자신의 "지도자론"을 장황하게 설명하면서 지도자는 모름지기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행동에 옮겨야 한다"고 역설. 부시 대통령은 집무실 벽에 걸린 초대 조지 워싱턴 대통령과 제16대 에이브러햄링컨 대통령의 초상화와 윈스턴 처칠 전 영국총리의 청동제 두상을 일일히 손으로가리키며 "이 집무실에 있는 어느 누구도 무엇이 옳은지 헤아리기위해 노력하지 않은 인물이 없다"고 설명. 지난 해 대통령선거 당시 잦은 말실수로 구설수에 올랐던 부시 대통령은 특히링컨 대통령이 올바른 소신 때문에 언론 등으로부터 "문장 하나 제대로 맞추지 못한다"는 비난과 조롱을 당했다면서 "많이 들어 본 소리" 아니냐고 농을 던져 집무실안에 웃음꽃을 피우기도. 0...부시 대통령은 지난 달의 테러공격과 최근의 탄저균 파문 등으로 국내가 어려운 시기에 출국하지만 APEC 참석이 미국의 경제 및 상호 관심사와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APEC정상회담에서 장쩌민(江澤民) 중국국가 주석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총리 등 세계 지도자와 만나 "한반도와 남북한관계를 비롯한 여러가지 문제들"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0...회견이 끝난 후 부시 대통령은 기자와 함께 사진촬영을 하는 배려를 하며지난 달의 테러공격 사태로 본의 아니게 한국방문을 취소하게 된 데 대해 유감을 표명. 그는 지난 달 11일 뉴욕과 워싱턴에 대한 동시 테러공격 이후 급박하게 돌아가는 국내외 상황 때문에 "서울방문을 취소하게 돼 유감스럽다"면서 "한국민이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0...부시 대통령은 또 한국민을 위한 축복의 말을 한마디 써달라는 요청을 "물론"이라며 흔쾌히 수락하고 "우리의 친구 한국민들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May Godbless our friends the South Korean people)"이라고 쓴 후 서명해 주었다.(서명 사진 있음) 그는 사인펜으로 휘갈겨 쓴 글씨가 알아보기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한 듯 글자를한자씩 가리키며 읽어주는 자상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0...한편 지난 달 11일 뉴욕과 워싱턴에 대한 동시테러 이후 백악관의 경비는외견상 외곽의 경우 대폭 강화된 것이 확연히 드러나 보이지만 내부는 전과 별로 달라진 점이 없는 모습, 대신 백악관 구내로 들어가는 과정에서의 보안점검은 과거보다 훨씬 까다로워져경비실의 신원조회 절차에만 15분이나 소요. 백악관의 한 관계자는 북쪽 출입문에서 본관에 이르는 약 50m를 가는 데 너무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불평에 "테러사태 이후 보안이 강화됐기 때문"이라며 "요즈음엔 백악관을 찾는 방문객에게 약속시간보다 30-45분 일찍 도착, 보안절차를 밟도록요청하고 있다"고 설명. 이에 비해 '오벌 오피스' 바로 옆 대기실에는 경호원으로 보이는 2명과 행정요원으로 보이는 1명이 조용한 가운데 근무하고 있을 뿐 경비가 특별히 강화된 모습은눈에 띄지 않아 백악관 외곽의 삼엄함과는 대조적이었다. (워싱턴=연합뉴스) ks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