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15일 한나라당 안택수(安澤秀) 의원의 '대통령 하야' 발언으로 빚어진 국회 파행사태를 이날중 마무리짓고 중단된 대정부질문을 속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당내 강경론'도 적지 않아 내부입장 정리에 진통을 겪었다. 당 지도부는 국회 파행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여권이 안게 될 부담이 크다는 점 때문에 소속 의원들을 설득하고 있으나,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는 의원들 때문에 쉽사리 당론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 이상수(李相洙) 총무는 "재발방지, 속기록 삭제 수위, 김용갑(金容甲) 의원 발언 수정수위 등이 중요 관건"이라며 "중요한 것은 다시 그런 발언이 나오지 않도록하는 것이며, 그런 점에서 지난 며칠간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해 이날중 국회 정상화에 응할 수 있음을 밝혔다. 송훈석(宋勳錫) 수석부총무도 "여당이 국회를 안 열 수는 없기 때문에 오전에 안되면 오후라도 본회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강경론을 펴는 의원들은 "안 의원의 사과가 어떤 형태로든 있어야 하며, 김용갑 의원의 '친북정권' 운운한 질의원고도 반드시 수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차제에 야당 의원들의 면책특권을 이용한 폭로와 비난 공세를 차단하고 대야협상에서 기선을 잡아야 한다는 전략적 고려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이날 오전 예정됐던 의원총회를 연기하고, 총무회담 결과에 따라 의총 개최 및 본회의 출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야당이 분명하게 사과하고 안 의원 발언을 속기록에서 삭제하며, 김용갑 의원 발언 부분에 대해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대정부질문을 진행할 수 있다는게 당의 기본입장"이라며 "의원과 대표 모두 강경하다"고 말했다. 전 대변인은 또 "여당이 국회 정상화를 늦추는게 명분이 없다는 의원들도 있으나, 거짓말만 듣기보다는 아무말도 안 듣는게 낫지 않느냐는 의견도 많다"고 전했다. 한편 민주당 의원들은 이만섭(李萬燮) 의장이 야당 단독국회 사회를 불사하겠다며 '친정'인 민주당을 압박한 데 대한 불만을 강하게 표시했는데, 한 당직자는 "야당이 안 들어올때는 아무 소리도 하지 않던 의장이 중재노력은 하지 않고 인기발언으로 이미지 관리만 하려는 것에 대단히 유감이라는 의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