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은 은행권의 예금 금리가 연 4%대로 떨어지자 금리우대 상품을 속속 선보이면서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에 비해 북한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편하게 운영된다. 이는 북한 은행들이 일부 외국합작을 제외하고 모두 국영인데다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수신 업무보다는 무역업무에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은행업무는 설립목적에 따라 다르지만 북한당국을 대신해 △자금을 국영기업에 대출해 주고 기업을 감독하며 △시중의 자금을 흡수, 흐름을 원활히 하는 등의 일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북한에는 조선중앙은행과 국제금융거래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조선무역은행 등 몇 개의 특수은행이 있다. 1946년 10월에 설립된 조선중앙은행(전신 북조선중앙은행)은 발권은행으로 통화조절 및 북한 전역에 걸친 결제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내각 산하에 있는 이 은행의 주요 기능은 △발권 △통화량 조절 △기관ㆍ기업소의 고정자산 평가 △국가자금 이용에 대한 재정적 통제 등이다. 조선중앙은행은 북한에서 유일하게 보험업무를 취급하고 있다. 이밖에 조선중앙은행은 필요에 따라 복권이나 기념주화를 발행하기도 하는데 지난 91년 11월 액면가 50원의 `인민복권'을 발행했으며, 87년 4월 김일성 주석 75회생일 이후 특정일에 맞춰 기념주화도 발행하고 있다. 이 은행은 올해 '6.15 남북 정상회담 1주년 기념메달'을 발행하기도 했다. 조선중앙은행은 평양에 본점, 각 행정구역 단위별로 총지점(도), 지점(군)을 각각 두고 있다. 특수은행으로는 조선무역은행, 조선대성은행, 조선금강은행, 조선합영은행, 고려상업은행 등이 있다. 조선무역은행은 △외국은행과의 협정 추진 △무역 결제 △외국환 업무 △환율결정 △외화와 바꾼 돈표와 여행자수표 발행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조선금강은행과 조선대성은행은 지난 78년 대외무역이 확대됨에 따라 무역결제를 위해 설립됐다. 조선대성은행은 무역거래와 외국환업무를 보고 있으며 무역업체인 조선대성무역회사의 결제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이 은행은 오스트리아 빈에 지점을, 홍콩에 지사를 각각 두고 있다. 조선금강은행 역시 조선봉화무역회사, 조선평양무역회사 등의 수출입과 관련한 결제업무를 취급하고 있다. 조선합영은행은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총련)가 20억엔의 자본금으로 설립한 북한 최초의 합영은행으로 북한 내 설립된 외국투자은행 등의 송금과 결제, 수출입신용장 결제 등의 일을 하고있다. 고려상업은행은 특수금융기관으로 재미교포의 자본유치를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민족통일기금' 공채 발행이 주업무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88년 11월 북한과 재미교포들이 공동투자한 500만달러를 자본금으로 설립된 이 은행은 금강산국제그룹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조선낙원금융회사는 조선낙원무역상사와 총련이 자본금 1천만달러를 공동 출자해 설립한 은행으로 예금, 저축, 송금 등 기본적인 업무와 함께 합영ㆍ합작회사,무역회사에 대한 투자업무 등을 맡고 있다. 이외에 북한과 중국 합영은행인 화려은행, 조선신용은행, 조선창광신용은행 등도 있는데 이들은 무역업무를 취급하는 은행이다. (서울=연합뉴스) 한동철기자 hd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