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내 최대 계파이자 집권 중추세력인 동교동계가 권노갑(權魯甲) 전 최고위원과 한광옥(韓光玉) 대표, 한화갑(韓和甲) 최고위원등 3축을 중심으로 공식적인 분화의 길을 걷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이미 오래전부터 분화가 진행되고 있었지만 한화갑 최고위원이 19일 발간된 월간 '신동아' 10월호와의 인터뷰에서 "민주화와 정권교체로 동교동(계)의 역사적 임무는 끝났으며 각자의 길을 가야 한다"면서 '분가(分家)'를 선언함으로써 사실상 공식화된 셈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권노갑 전 최고위원과 김옥두(金玉斗) 전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한 동교동계 구파와 한광옥계의 연대세력이 당무를 장악한 상태에서, 한화갑계가 독자세력을 형성하고 대선후보 경쟁대열에 뛰어드는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당.정.청 개편을 둘러싸고 표면화됐던 동교동 내부의 갈등은 일단 3대 세력의 연대와 제휴 형성으로 잠복기에 들어갔지만 10.25 재보선 결과와 내년 지방선거, 대선후보 경선 등 정치일정에 따라 언제든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동교동계 구파는 권노갑 전 위원과 김옥두 전 총장, 안동선(安東善) 전 최고위원, 이훈평(李訓平) 윤철상(尹鐵相) 조재환(趙在煥) 김방림(金芳林) 전갑길(全甲吉)의원 등이 포진해 있고, 당외 인사로는 남궁진(南宮鎭)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있다. 한광옥계는 박광태(朴光泰) 국회 산자위원장, 박양수(朴洋洙) 김덕배(金德培) 설송웅(楔松雄) 의원 등으로 중도개혁포럼을 이끄는 정균환(鄭均桓) 총재특보단장과강한 연대를 맺고 있으며, 박양수 의원은 권 전 위원의 마포사무실을 관리하는 등 동교동 구파와 한광옥계를 잇는 '연락장교' 역할을 하고 있다. 한화갑계는 문희상(文喜相) 설훈(薛勳) 배기운(裵奇雲) 배기선(裵基善) 조성준(趙誠俊) 조한천(趙漢天) 정철기(鄭哲基) 의원 등이 상당한 결속력을 과시하고 있으며, 초.재선 및 개혁파 의원들과의 연대를 추진하고 있다. 동교동계 중에서 최재승(崔在昇) 국회 문광위원장과 김홍일(金弘一) 정동채(鄭東采) 의원 등은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들 3대 계파는 내년까지 사안에 따라 연대와 견제를 반복하면서 당내 초.재선의원들과 비계보 의원들의 지지와 협조를 얻어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이나, 16대대선이라는 거센 격랑속에서 현재와는 다른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