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세계무역센터를 비롯해 미국 전역에 동시다발 테러가 발생한 11일밤 군 당국은 긴급 상황대처에 들어갔다. 김동신(金東信) 국방장관은 이날 한남동 공관에서 머물다 국방부 상황실로부터긴급 상황보고를 받은 뒤 밤 11시30분 육.해.공군과 해병대 등 전군에 상황근무와대공감시 태세 강화하도록 지시하고 국방부로 나왔다. 권영효 국방차관과 국방부 위기조치반을 이끄는 김종환 정책보좌관(육군중장)을포함한 국방부와 합참 주요 간부들이 속속 청사에 도착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청사에 들어선 국방부와 합참 주요 간부들은 하나같이 "어떻게 이런 엄청난 사태가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느냐"며 입을 다물지 못하는 표정들이었다. 국방부와 합참은 시시각각 보도되고 있는 CNN과 국내 TV방송들을 보면서 사태진전을 주시하는 한편, 워싱턴과 뉴욕 등에 주재하는 무관들과 연락을 시도, 현지상황을 보고받고 적절히 대처할 것을 주문하는 등 바쁘게 움직였다. 국방부는 12일 0시20분 권 차관 주재로 정보.작전.정책부서 위기조치반 요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상황파악과 향후 예상사태에 대한 대응책을 숙의했다. 한미연합사도 이날 밤 11시45분 이종옥 부사령관(육군대장) 주재로 대책회의를갖고 서울 용산기지를 포함한 한국내 전 기지 및 시설물에 대한 최고 수준의 경계령인 THREATCON Ⅲ를 발령했으며, 전 세계 미군기지에도 동일한 경계령이 내려졌다. 그러나 때마침 토머스 슈워츠 한미연합사령관(육군대장)은 말레이시아 출장중이고, 자니니 미8군사령관 겸 연합사 참모장도 미국 출장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사 관계자는 12일 "지금은 주한미군도 TV방송에서 나오는 것외에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 상태"라며 "미 본토 상황을 면밀히 체크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유 기자 l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