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11일 단행한 청와대 비서실 개편은 국정개혁을 차질없이 수행하기 위해 전문성과 개혁성을 중심으로 실무형 진용을 짰다는데 1차적 의미가 있다. 당초 2∼3명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됐던 교체폭이 5명으로 늘어난 이유도 이상주(李相周) 비서실장 체제 아래 참모진을 새롭게 라인업, 새로운 각오로 국정을 이끌어 나가겠다는 김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DJP 공조붕괴라는 정국구도의 틀을 자체를 변화시킨 해임건의안 파동의중심에 서있던 임동원(林東源) 통일장관을 교체 사흘만에 장관급인 외교안보통일 특별보좌역에 기용한 것은 대북 화해.협력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국정홍보처장으로 자리를 옮긴 박준영(朴晙瑩) 청와대 대변인도 "김 대통령은대북 화해협력 정책을 차질없이 수행하고 국정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전문성과 개혁성을 갖춘 인물들을 기용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우선 전체 8명의 수석 가운데 정무, 민정, 외교안보, 교육문화, 공보수석 등 절반이 넘는 5명의 수석들을 한꺼번에 교체한 것은 당과 청와대 수뇌부 개편과 발맞춰참모진영도 면모를 일신시켜 국정개혁에 박차를 가하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이는 41세의 조영달(曺永達) 서울대 교수를 교육문화수석에 발탁한데서도 뚜렷하게 확인된다. 김 대통령이 소장파 교수를 교육문화수석이라는 막중한 자리에 기용한 배경은 7차 교육여건 개선계획 등 교육개혁을 강도높게 추진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청와대 비서진의 대폭 교체는 또한 당쪽의 국정쇄신 요구를 일정부분 반영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김 대통령이 크게 신임하고 있고 여권내 비중이 큰 남궁진(南宮鎭) 수석을 교체한 이유도 국정쇄신 의지를 표현하기 위한 `고뇌의 결단'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남궁 수석은 조만간 다른 역할을 부여받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민정수석과 법무차관, 공보수석과 국정홍보처장을 각각 자리바꿈 시킨 것도 신임 여부를 떠나 국정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또 한광옥(韓光玉) 비서실장을 당대표로 기용한데 이어 `중량급'인 남궁 수석대신 초선의원 출신인 유선호(柳宣浩) 전 의원이 정무수석을 맡게된 것은 정치는 당중심으로 이끌어 나가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개편으로 8명의 수석중 3명만 유임됐으며, 특히 당초 비서실장 기용설이나돌았던 박지원(朴智元) 정책기획수석의 청와대내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박 수석이 이상주 비서실장과 더불어 사실상 `투톱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김 대통령을 보좌하게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한 통상적인 외교안보 업무는 정태익(鄭泰翼) 외교안보수석 내정자가 수행하되 남북관계 업무는 임동원 외교안보통일 특별보좌역이 주도해 나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