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 명예총재는 7일 이한동(李漢東) 총리 유임파문에 대해 이 총리는 물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등 여권을 겨냥해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특히 당복귀 요청을 뿌리친 이 총리에 대해 자신이 조문했던 일본 노정객의 급서 사실과 노자에 나오는 고사성어를 인용해 '천벌'까지 암시하는 등 이번 사태로 큰 충격을 받았음을 감지케했다. 김 명예총재는 이날 오후 안양새마을연수원에서 여성당원을 대상으로 열린 지방선거연수에서 1시간 가까운 연설을 통해 임동원(林東源) 통일장관 표결에서 이 총리유임으로 이어진 일련의 사태에 대한 견해와 심경을 털어놓았다. 그는 먼저 총선 이후 공조복원 과정을 설명하며 "내가 협조를 안하면 아무 일도 못하는 민주당이었다"며 "민주당이 성의를 보이지 않았지만 공동정권이 쓰러져선 안되겠다는 생각에 참고 또 참고 그리고 왔다"고 포문을 열었다. 임 장관 자진사퇴 요구 배경설명으로 옮아간 JP의 독설은 "충정을 얘기한 것을 방해꾼이라고 한다면 내가 그쪽을 용서할 수 없다. 내가 후유증을 얘기했는데 이걸 예상못하나"라고 청와대측에 대한 원망으로 이어졌다. 그는 이어 이 총리 유임파문에 언급, "어제 또 이상한 일이 생겼다. 남의 당 총재를 일언반구도 없이 끌어다놨다"며 "세상에 하고 싶다고 다하느냐. 욕심을 내지말라. 세월이 지나면 기억에서 없어진다"고 잔류결정을 '과욕'으로 몰아붙였다. JP는 또 자신이 조문한 한일의원연맹 이토 소이치로(伊藤宗一郞) 일본측 회장을 예로 들며 "이토 회장이 신부전으로 향년 78세로 급서했다. (별세전) 그 사람 아주 건강했다. 이게 인생이다"고 충고하는가 하면 "욕심을 너무 부리면...하느님이 내려다 보고 계신다"면서 노자에 나오는 고사성어인 '천망회회 소이불루' 天網恢恢 疎而不漏(하늘의 그물은 눈이 굉장히 넓어서 성근 것같지만 죄인을 결코 빠뜨리지 않는다)까지 인용했다. JP는 여권에 대해서도 "(여권이) 내년 대선에서 과욕을 부리는게 뻔하다.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지 보인다. 그러니까 자민련은 없어지지 않는다"며 "해임안 통과되자 마자 여당에서 온 4명이 태풍처럼 확 가버렸다. 계획된 일인지..."라고 여권의 '고사작전'을 의심했다. 끝으로 그는 "사람됨됨은 고마움, 무서움, 분수를 알아야 하는 것"이라며 "어제를 무시하고 유아독존, 독선식으로 몰아내는 사고방식은 내일을 망가뜨리는 발상이다. 이건 안된다"고 연설을 맺었다. (안양=연합뉴스) 고형규기자 kg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