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3일 청와대에서 일본아사히(朝日)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경색된 한일 관계의 조속한 복원을 위해서는 일본측의 성의있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통령은 이날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파문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로 인해 악화된 한일관계에 언급, "하루라도 빨리 현안을 원만히 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그러나 "고이즈미 총리와는 양국관계의 근본을 고려할 때 당연히만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한국의 국민감정과 여론은 교과서와 야스쿠니 문제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일본정부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양국의 비공식적인 접촉과정에서 의견교환이 이뤄지고 있으며, 일본 정부에 의지가 있다면 우리도 의견교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일본의 성의있는 조치를 전제로 고이즈미 총리의 방한을 수용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김 대통령은 우익교과서의 채택률이 1% 미만으로 나타난데 대해서는 "일본인의양식을 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으나, "일본을 움직이고 있는 정치에 대해 우리는염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김 대통령은 "지난 98년 내가 일본을 방문해 (한국과 일본이) 진정으로 함께걸어갈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하고 보람있는 일을 했다는 자긍심을 가졌으나, 한일 관계가 이 지경이 될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김 대통령은 북한이 2일 남북대화 재개를 제의한데 대해서는 "구체적 제안은 아니지만, 중단돼 온 각료급 회담과 적십자 회담이 재개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 대통령은 "오는 10월에는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방한해 북한 문제에 관해대화를 나누게 될 것"이라며 "미국도 북한과 전제조건없이 대화하겠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에 대화분위기가 조금씩 성숙돼 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낙관할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