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2일 미 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항공안전 2등급 판정을 받은 책임을 물어 오장섭(吳長燮) 건설교통부 장관을 전격 경질하고 후임에 김용채(金鎔采) 한국토지공사 사장을 임명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항공안전 2등급 판정 파문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오 건교장관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박준영(朴晙瑩) 청와대대변인이 발표했다. 박 대변인은 "현재 항공안전 2등급 파문에 대한 감사원의 특별감사가 진행되고있으나 오 장관이 감사결과가 나오기 앞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후임 김용채 장관은 다양한 국정경험과 정치력을 갖췄으며, 특히국회 건설교통위원장과 토지공사 사장을 지내 건설교통 행정에 밝은 분"이라고 발탁배경을 설명했다. 김 대통령이 오 장관을 전격 경질한 것은 항공안전 2등급 판정을 받아 국가적자존심에 상처를 입힌데 대한 책임을 묻고 파문이 국정전반에 대한 비판으로 확산되는 것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김 대통령은 지난 20일 한광옥(韓光玉) 비서실장을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에게 보내 오 장관 경질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후임인선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장관 전격 경질로 개각 요인이 줄어듦에 따라 이달말께로 단행설이 나돌아온당정 부분개편은 연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또 오 장관 교체 여부를 놓고 부각됐던 김 대통령과 김 명예총재간 'DJP 공조'의 불화설도 수그러들 전망이다. 신임 김용채 장관은 경기도 포천 출신으로 4선 의원의 경력을 지냈으며, 국회건설교통위원장, 민선 노원구청장,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거쳐 한국토지공사 사장으로 일해왔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