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는 20일 항공안전 2등급 판정과 관련,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자민련 출신 오장섭(吳長燮) 건교부장관의 문책설에 대해 "왜 이런 얘기가 나오느냐"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김 명예총재는 이날 오전 당사에서 오 장관 문책설에 대한 보고를 받고 "듣지도 보지도 못한 얘기"라며 못마땅한 표정을 보였다고 변웅전(邊雄田) 대변인이 전했다. 당내에서는 "김 명예총재가 오 장관을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여권 일각의 문책설에 명백히 반대한다는 의중을 밝힌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김 명예총재가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의 회동에서도 이같은 입장을 견지할 지 주목된다. 김 명예총재는 또 기자들과 만나 미국방문 기간에(8월5-14일) 측근에게 내년 대통령선거에 직접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도 "하기는 뭘 해"라고 일단 소극적으로 부인했다. 그는 미국방문중 측근에게 대권도전 의사를 밝혔느냐는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 "측근을 데려간 적이 없다"며 "없어. 별소릴 다해도 (대권도전문제에 대해) 얘기 안해"라고 더이상 언급을 피했다. 정치권에선 대권문제에 대해 JP가 이처럼 모호한 태도를 견지하는 것 자체가 대망론을 확산시켜 자신의 영향력을 키우려는 그간의 행보와 궤를 같이하는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방미기간에 JP와 동행한 당의 한 관계자는 JP 대망론과 관련해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협조가 절대적이고, 그 다음 김 대통령과 담판을 한다"는 요지의 '3김연대론'에 대해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명예총재가 대망론에 대해 상당히 의욕을 비쳤지만 직접 출마하겠다는 발언은 없었으며, 3김연대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해 측근들의 건의를 경청하는 수준이었음을 시사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인기자 sang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