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18일 여야 영수회담 개최합의에따른 준비접촉에 응할 것을 거듭 촉구했으나 한나라당은 안동선(安東善) 최고위원의사퇴 등 기존 3개 선결조건을 고수했다. 이에 따라 영수회담 개최를 위한 여야 협상이 시작되려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싱가포르 방문 등을 계기로 당분간 냉각기를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특히 야당 일각에선 여권의 `대화의지'를 문제삼아 영수회담 무산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여권 일각에서도 야당이 회담회피 구실을 찾는 게 아니냐는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 회담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이날 당3역과 청와대 정무수석간 첫 실무준비회의를 갖는 한편 박상규(朴尙奎) 사무총장이 한나라당 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거듭 안 위원 발언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고 회담준비에 나설 것을 재촉했다. 그러나 안 위원이 사퇴용의를 표명한 데 대해선 "민주당으로선 야당에 대해 할조치를 다했다"며 사퇴불가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여권 고위관계자는 "한나라당이 앞으로 대선을 앞두고 여권에서 친일문제가 선거쟁점이 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쐐기용으로 안 위원의 사퇴를집요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며 수용불가 입장을 밝혔다. 한 핵심당직자도 "야당이 대통령의 영수회담 제의를 거부할 수만은 없어 억지로수용해놓고 안 위원 발언파문을 구실로 회담을 하지 않으려는 속셈 아니냐"며 "안위원이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당4역회의후 브리핑에서 김현미(金賢美) 부대변인은 "당 일각에서한나라당의 태도에 회담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며 냉각기를 가질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으나 이러한 미온적인 태도를 버리고 영수회담 성사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 한나라당 = 안 최고위원 사퇴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사과 및 재발방지 약속 천명 등 영수회담 개최 3개 선결조건을 고수했다. 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은 이날 열린 당3역회의에서 "우리가 서둘러 영수회담을 할 이유가 없다"면서 "여권이 불을 지른 만큼 책임을 져야하고, 우리가 제시한조건이 딱 떨어지게 관철되지 않으면 영수회담에 불응할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안 최고위원이 사퇴의사를 비공식적으로 밝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당내일각에선 `영수회담 수용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김무성(金武星) 총재비서실장은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영수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안 최고위원이 사퇴 기자회견을 할 경우 그내용을 지켜본 뒤 영수회담 개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그러나 "안 최고위원이 사퇴를 하겠다고 하면서 조건을 내걸고 있는데 이는 거짓 위장사퇴로 보인다"면서 거듭 쐐기박기를 시도했다. 안 최고위원이 사퇴하면서 이 총재 일가에 대해 친일 문제 등을 재론할 경우 영수회담은 물건너 간다는 것이다. hjw@yna.co.kr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황정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