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공연한 외국 연예인 4명중 1명이 우리 정부에 공연소득에 대한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으며 납세 연예인들이 신고한 평균소득도 1천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99년 6월 방한해 막대한 공연수입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되는 마이클 잭슨, 머라이어 캐리 등 미국 국적 연예인들에 대해서는 한푼의 세금도 거두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관광부와 국세청이 17일 국회 재경위 소속 민주당 심규섭(沈奎燮)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99년과 2000년 국내공연을 한 외국 연예인은 모두 834명이고, 이중 74.6%인 622명만이 정부에 소득을 신고하고 세금을 납부했다. 외국 연예인의 소득신고가 저조한 주요인은 '미국인이 국내에서 연예.체육활동으로 얻은 수익은 과세하지 않는다'는 현행 '한미조세협약'에 따라 미국 국적 예술인에게는 과세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심 의원은 설명했다. 문화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99년 방한한 외국 연예인 397명 가운데 54명, 지난해 방한한 외국인 437명 가운데 63명이 각각 미국인이었다. 두해 동안 세금을 내지 않은 외국 연예인 212명 가운데 미국인이 117명으로 절반을 넘은 것이다. 나머지 95명은 공연소득을 신고조차 않은 채 출국한 경우다. 이 기간 납세 외국 연예인 622명의 총 소득신고액은 62억2천400만원이었고, 이들이 낸 세금은 11억4천500만원에 불과했다. 국내공연을 통해 외국 연예인들은 1인당 겨우 1천만원을 벌어 184만원을 세금으로 납부한 셈이 된다. 심 의원은 "한미조세협약은 한국인이 미국에서 연예.체육활동으로 얻은 소득에도 비과세토록 돼 있으나 소득 금액을 비교할 때 우리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만큼 한미조세협약은 개정돼야 한다"며 "특히 소득을 신고한 경우에도 축소신고 가능성이적지 않은 만큼 이에 대한 국세청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기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