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6일 북.러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한 것과 관련, "한반도 주변정세가 매우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는데 우리는 외교적으로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대북정책 등외교현안 전반에 대한 재점검을 촉구했다. 이 총재는 이날 총재단 회의에서 "모스크바 선언을 보니 참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최근 우리의 전통우방인 미국, 일본과의 관계가 급속히 악화되거나 진전이 없는데 비해, 러시아는 북한이 주장하는 주한미군 철수문제에 이해를 표시, 우리의 외교적 입지가 매우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그동안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김정일(金正日) 위원장이 미군 주둔을 인정했다고 설명해왔고, 심지어 평양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가 김위원장의미군 주둔 인정이라고 까지 설명해왔다"면서 "그러나 이번 선언에서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및 안보를 위해서는 미군 철수가 초미의 관심사라고 한 것을 보면 주한 미군에 대한 입장이 전혀 변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김 대통령이 얼마나 대북관계를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비판하고 "지금이라도 정확한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냉철하게 외교현안을 재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장광근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주한미군 철수'를 공동선언문에 명기한 것은 대남적화 전략이라는 북의 기조가 조금도 바뀌지 않았음을드러낸 것"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 대통령이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