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 명예총재는 20일 내년대선에서의 역할과 관련, "정계를 물러나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이 있고 그 일을 해놓고 물러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대전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 개장식에 참석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킹메이커론'에 대해 "내가 킹메이커란 말을 한 일이 없다. 그런데 누가 그런 말을해서.."라고 불만을 표시한뒤 "다만, 하고싶은 일이 있다는 의미에서 '잠들기 전에 몇발짝 더 가겠다'는 시구를 인용한 적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명예총재는 특히 '자민련도 대선후보를 내느냐'는 질문에 "내년 얘기하면 도깨비가 웃는다는 속담이 있다"면서 "내년엔 지방선거와 대선이 있으니까 내년가서 거기에 대비해야할 것"이라며 "이 다음에 얘기하자"고 말했다. 김 명예총재는 또 전날 헌법재판소의 선거법 일부 위헌판정에 대해 "30여년간 비례대표제를 해왔는데 이제 와서 헌재가 갑자기 그렇게 결론을 내린 것을 잘 모르겠다"면서도 "헌법정신에 비춰 선거제도에 미흡한 점이 있다면 보완해 탓하지 않을 정도의 제도를 만들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8월 당정개편설.개각설에 대해선 "개각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으로 대통령의 생각 여하에 달려있다"고 말했고, 이한동(李漢東) 총리의 거취문제에 대해서는 "이총리는 잘하고 있지 않느냐"고 신임의 뜻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장외집회 등을 계획하고 있는데. ▲정당활동에 제약은 없으나 국민이 짜증낸다. 의회에서 여야가 진지하게 의논하고 논쟁하는 게 바람직하다.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한 생각은. ▲조사에 다른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세무당국이 검찰에 더 공정하게 수사하라고 넘긴 것이다. 수사결과를 지켜보자. --황장엽씨 방미문제는. ▲그간 미국 정보당국은 황씨와의 면담을 통해 알고싶은 것은 거의 다 알지 않았느냐. 이제와서 새삼 (미국) 국회가 황씨 방미를 요구하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 --10월 재.보선에 자민련도 후보를 내나. ▲당에서 여러가지 검토중인 것으로 안다.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에 대해서는. ▲국회의원 정수가 20% 줄었으니 그만큼 줄이는 게 온당하다고 본다. 17명이든 20명이든 국회의 실세(實勢)이다. 실세를 인정해야 한다. (대전=연합뉴스) 고형규기자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