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16일 동아일보 김병관 명예회장 부인 안경희 여사의 빈소가 마련된고대 안암병원에서 '조우'했다. YS는 이날 오전 10시 5분께 빈소를 찾아 고인과 유가족들을 위로한 뒤 접견실에서 김 명예회장을 따로 만났고, 이어 이 총재가 5분후쯤 빈소를 찾아 곧바로 접견실에 합류했다. 두 사람은 약 15분간 자리를 같이 했으며, YS의 대변인격인 박종웅(朴鍾雄) 의원과 한나라당 박희태(朴熺太) 부총재, 권철현(權哲賢) 대변인, 김무성(金武星) 총재비서실장이 배석했다. YS는 김 명예회장에게 "(고인은) 밀양 양반집 딸인데..."라며 "(김 명예회장이)너무 큰 충격을 받은 것 같다. 국민들에게도 큰 충격이었을 것"이라며 말했고, 이총재도 "정말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김 명예회장은 YS와 이 총재에게 "두분이 우연히 만나셨으니까 따로 말씀을 나누시겠느냐"며 자리를 비우려 하자 이 총재가 "오늘은 고인의 명복을 비는 자리가 아니냐. 게다가 감기까지 걸려 감기를 옮길까 걱정"이라며 완곡하게 사양, 단독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박종웅 의원이 전했다. 이에 대해 YS는 "여름감기 조심하시라"며 이 총재를 위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YS와 이총재의 이날 '조우'는 안기부의 구여권 자금지원 사건이 여야간 핵심쟁점으로 떠올랐던 지난 1월 28일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것이어서 최근 이총재와 상도동간 화해설과 맞물려 주목을 끌었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