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재개될 북미 협상의 진전에 따라서는 주한 미군이 규모 감축과 부대 이동 등 구조적인 변화를 겪을 가능성도 있다고 스티븐 보즈워스 전 주한 미국 대사가 11일 말했다. 보즈워스 대사는 6.15 남북 공동 선언 1주년을 맞아 워싱턴의 대표적 싱크탱크가운데 하나인 미국기업연구소(AEI)가 `한미 동맹: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한 협력'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주한 미군의 조직에 중대한 변화가 있을 수도있다"고 말하고 규모 축소와 기지 이동을 예로 들었다. 클린턴 행정부의 마지막 주한 대사를 지낸 그는 뉴욕 채널로는 큰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며 고위급 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기본합의의 이행을 개선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 효용성을 인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니컬러스 에버스태트 AEI 연구원은 한반도와 관련된 우려 사항으로 남북 대화의 교착 상태와 함께 한국과 미국의 정책 공조를 꼽고 "한미 군사 공조가 항구적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에버스태트 연구원은 앞으로 주한 미군은 물론 주일 미군도 철수해 미국이 50여년만에 처음으로 동아시아에 전진배치한 미군이 없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며 "이러한 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적으나 그에 따른 결과는 중차대하다"고 강조했다. 문정인 연세대 교수는 "지난 1년동안의 성과는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하고 "남북대화가 교착 상태에 빠진 이유는 부시 행정부의 정책 검토 탓이라기보다는 당초 약속과 달리 남쪽에서 북쪽에 실제로 지원해 준 게 별로 없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문 교수는 "김대중 대통령의 임기가 1년 반밖에 남지 않은 만큼 그에게 너무 기대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전제하고 "북미 협상은 이제 공이 북한 쪽으로 넘어간 상태이며 협상 수준을 단계적으로 높이며 정례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