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사흘째 북한 상선들의 영해침범 사태를 겪었던 국방부와 합참은 거센 비판여론 때문인 듯 숙연한 분위기였다. 5일 오전 10시 정례 브리핑에 나선 황의돈(黃義敦.육군준장) 국방부대변인은 밤을 꼬박 샌 듯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으며, 국민에게 사과를 하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황 대변인은 구구한 변명을 하지 않은 채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며 "군은 더욱 심기일전해 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 그는 "군은 '극한 상황이 아니면 사격을 하지 않는다'는 작전지침에 따라 민간선박에 가능한 최대한의 대응 작전을 펼쳤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북한 상선 대홍단호 처리 문제로 긴박했던 5일 0시 전후에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인데도 불구, 작전을 지휘한 합참의장과 작전본부장, 공보실장을 비롯한 합참 관계자들은 거듭된 브리핑 약속에도 불구, 납득할만한 설명도 없이 모두 자취를 감춰 '직무유기가 아니냐'는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군의 한 관계자는 "국민과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는 등 워낙 민감한 사안이어서 합참에서 서로 눈치를 보느라 그런 일이 벌어진 것 같다"고 꼬집었다. 다음은 황 대변인과의 일문일답. --대홍단호에 대해 해군과 해경은 어떻게 대응했나. ▲대홍단호가 영해를 침범하자 해경정이 무선교신을 통해 영해 진입을 거부했으나, '제주해협을 통과하겠다'며 계속 항해했다. 해경정 4척과 함정 4척, 1만t급 군수지원함 1척 등 모두 9척이 동원돼 대홍단호의 앞뒤를 에워싸고 밀어붙이기식 차단작전을 펼쳤다. 이에 대해 대홍단호는 영해 안과 밖을 오가며 항해했고, 새벽 1시 30분께 '영해를 더 이상 침범않겠다'며 영해밖으로 이동했다. 군은 '극한 상황이 아니면 사격하지 않는다'는 작전지침에 따라 민간선박에 가능한 최대한의 대응작전을 펼쳤다. --대홍단호와 해경정간의 무선 교신 내용은. ▲해경정이 '제주해협을 통과할 수 없다'고 하자, 대홍단호는 '우리는 국제해협을 통과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이 선박은 '제주도 남방해상으로 돌아가라'는 해경정의 요구에 '지금 도는 것은 무리다'고 답했고, '(북한은) 지난 50여년간 국제해협을 사용하지 않았느냐'고 퇴각을 요구하자 '남북이 오가는게 좋지 않느냐'고 말했다. --대홍단호는 정확히 무엇이라고 말했는가. ▲대홍단호는 '지금부터라도 절차를 확인해 절차를 세우자. 본사는 이미 퇴근해지시를 받을 수 없다. 본사는 해운선박 유한선박책임회사로 평양 중구역 96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선장 박명환외 40명이 타고 있다. 우리는 본사 지시에 따를 뿐이며,지시를 어길수 없으니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대홍단호가 영해를 우회했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국가안전보장회의 성명과 국방부의 강력한 대응 의지 천명에 북한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사격등 물리적 대응을 자제한 이유는. ▲무해통항권이 인정되는 제주해협의 특수성을 놓고 고심했다. 이 해협에서 사격할 경우 국제적 비난이 우려되고, 100여척의 선박이 왕래해 야간 사격시 타국 선박에 해를 입힐수도 있는 등 국제적 비난을 고려했다. --또 한척의 북한상선이 영해에 접근중이라는데. ▲오늘 오전 9시 3분께 제주 동남방 40마일 지점에서 해군 P-3C 초계기가 일본훗카이도에서 출발한 북한상선 청천강호(1만3천900t급)를 발견하고 통신을 시도하자,이 선박은 `쌀 1만t을 싣고 남포항으로 항해중이다'고 응답한 뒤 영해를 우회해 항해했다. --해경에 작전권을 이양했다는데. ▲상황에 따라 전환이 가능하다. 어제 오후 9시에 넘겼다가 오후 11시40분이후다시 합참에서 맡고 있다. 해경은 해상치안과 검색이 주임무다. 작전권의 주체는 대상 선박의 성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 --울릉도 근해에서 접근한 선박은. ▲울릉도 동남쪽 30마일 해상에서 212t급 북한 상선을 발견하고 통신 검색했다.원산에서 일본으로 가는 이 선박은 우리측의 영해 접근 경고에 독도인근 영해 외곽으로 이동했다. lye@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유.김귀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