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4일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이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겨냥해 '독설'을 퍼부은데 대해 공식논평을 통해 강도높게 성토하고 나섰다. 민주당이 발끈한 것은 권 대변인이 기자간담회에서 '목포 앞바다에 목이 떠다닌다는 말이 있다', '김 대통령을 쳐다보던 목포사람들이 자신들의 목을 부끄러워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 축구가 프랑스에 진 것을 두고 '김 대통령을 현장에 앉혀놓고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었겠느냐는 말을 하더라'고 말한 사실이 전달됐기 때문. 이명식(李明植)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권 대변인의 말은 시정잡배들도 입에 담지 못할 원색적인 적대감정 노출"이라며 "아무리 야당 대변인이라도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야 할 것인데 입에 올리기조차 민망한 수준의 망언을 늘어놓는 것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사과와 대변인직 사퇴를 요구했다. 이날 민주당 확대간부회의 참석자들도 권 대변인의 발언을 집중 성토했다. 한화갑(韓和甲) 최고위원은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야당 총재에 취임한 이래 한 시도 여야관계가 편한 날이 없었다"면서 "이 총재가 정권의 화신이 돼있는 한 상생의 정치는 기대하기 어려운 것 같다"고 이 총재를 겨냥했다. 신낙균(申樂均) 최고위원은 "유언비어나 저질발언에 대해 당 차원에서 확고하고 강력한 자세로 짚고나가야 하며 이 총재의 공식 사과와 대변인 교체를 요구해야 한다"면서 "이런 발언이 정치 불신과 정치 혼탁을 야기하는 주요한 요인이며 정치인으로서 수치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또 한나라당이 검찰 고위 간부들의 과거 야당 관련사건 수사경력을 들어 '검찰흔들기'에 나선데 대해서도 전용학(田溶鶴) 대변인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이 검찰 고위간부들에 대해 공세를 펼치는 것이야말로 정치보복이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권 대변인은 이날 오찬간담회를 갖고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이 잘못돼 민심이 흉흉하다는 점을 표현하려 했던 것"이라며 "공인으로서 적절하지 못한 예를 들은 것 같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그는 특히 "안동수(安東洙) 전 법무장관 인사파문으로 국정이 공백상태로까지 치닫고 있는데도 부동산 부당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오장섭(吳長燮) 건교부장관을 해외로 도피시키는 등 대통령의 실정에 따른 이반된 민심을 전달하려 했을 뿐"이라며 "대통령을 흠집내기 위해 한 말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권 대변인은 그러나 "집권여당은 이같은 민심을 알아야 한다"면서 "내가 실수로 한 말을 꼬투리삼아 정치쟁점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민영규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