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간 공조를 통한 미.북 대화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미국 정부가 그간 유지해온 유보적인 자세에서 탈피, 우리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지지를 토대로 북한과의 조속한 대화에 나선다는 입장을 정리했기 때문이다.

자연 우리 정부의 대북 햇볕정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 리처드 아미티지 부장관 일행은 9일 김대중 대통령과 한승수 외교통상부 장관을 잇따라 면담, 대북정책 검토 결과와 미국의 새로운 ''전략적 틀''에 대해 설명했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접견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은 친서를 통해 대북포용정책을 강력히 지지한다는 입장을 김 대통령에게 전했다"고 말해 부시 행정부가 지난 2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대해 회의를 표명했던 것과는 달리 대북포용정책을 지속할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또 "이번 방한은 대북정책에 대한 김 대통령의 최근 생각을 듣기 위한 것으로 우리가 어떻게 북한과 대화할지에 대해 협의했다"고 말했다.

북.미 대화 재개에 대해 아미티지 부장관은 "매우 가까운 미래에 대북정책 검토가 끝날 것이며 한국정부와 협의를 거쳐 조만간 북.미 대화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대통령은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과정에서 한.미간 긴밀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음에 만족을 표시하고 이 정책 검토가 조속히 완료돼 미.북 대화가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또 북.미관계가 남북한 관계와 함께 상호보완적으로 병행 발전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외교부 장관도 한국이 미국의 가장 강력한 동맹국임을 천명한 뒤 북.미간 대화가 의미있는 대화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또 제네바 합의를 준수하겠다고 밝혀 최근 부시 행정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제네바합의 재검토'' 주장을 일축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협의에서는 큰 틀에서 협의가 이뤄졌으며 자세한 내용은 이달말로 예정된 ''한.미.일 3자 대북정책조정그룹회의(TCOG)''와 내달 초로 예정된 한.미 외무장관 회담에서 합의를 볼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근.정태웅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