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부총리도 추경편성에 동의하고 있지 않습니까?"

8일 오전 민주당 제2정책조정위원장실.

강운태 위원장은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념 경제부총리로부터 걸려온 전화통화를 끝내고 보란듯이 이같이 말했다.

"5월말이나 6월초 추경안을 짜야 된다는 입장에는 민주당과 다르지 않다"고 진 부총리가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진 부총리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당정간에 5조원 규모의 추경예산 편성에 합의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지금 추경편성 얘기를 하는 것은 너무 앞서가는 것"이라고 딴소리를 했다.

진 부총리의 이런 발언은 추경편성 여부를 놓고 마치 당정간에 상당한 갈등이 있는 것처럼 비쳐지게 했다.

진 부총리가 ''당정이 추경편성에 합의했다''는 민주당의 발표를 부인하고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강 위원장은 "건강보험 재정적자 규모가 발표되려면 한달이나 남은 지금 벌써부터 추경편성을 운운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강 위원장은 "나라도 그렇게 부인했을 것"이라며 진 부총리의 입장을 두둔했다.

강 위원장은 또 "진 부총리의 부인에는 정치권이 왜 감놓아라 배놓아라 하느냐는 데 대한 불쾌감도 다분히 담겨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정부의 경제정책을 최종 결정할 권한은 오로지 ''재경부''에 있다는 메시지를 진 부총리가 전달한 것이라는 게 강 위원장의 분석인 것이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