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가 16일 차기대선에서 ''킹메이커''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김 명예총재는 이날 DJP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내가 정계에 있는한 (대통령 선거와)무관할 수 없다"고 운을 뗀뒤 "내가 생각하는대로 (차기대선에)기여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나보고 ''만년 2인자''니 ''골프도 세컨드샷을 잘친다''고 하는데 사실이다"며 킹메이커로서 자신의 역할을 강조한 뒤 "요사람이 안되겠다고 생각하면 반대하고 요사람이 되겠다고 하면 도와주고 서드샷까지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직접 대선에 나설 것''이냐는 질문에 "40년 정계에 몸담고 있지만 그런 생각이 있었으면 벌써 다른 기회에 했을 것"이라며 일축했다.

JP의 ''서드샷론''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마음에 드는 사람을 밀었는데 가다가 마음에 안차면 다른 사람을 밀 수도 있다''''대선주자는 내가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 이인제 최고위원과의 회동계획에 대해 "만날 일이 있으면 만나겠지만 아직은 만나서 할 말이 없다" "논산공천은 당에서 나눌 얘기"라고 말해 총선과정에서의 섭섭함이 가시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또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한나라당 당보에 잔뜩 (비판적인)얘기를 했는데 그래도 만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누가 편집한 것인지 모르지만 ''풀리시(foolish·바보스런)''한 것이다.

함께 국가운영하는 입장에서 그러면 못 써"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민주당과 합당설에 대해 "(대통령과)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며 가능성을 일단 부인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