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 몽니여. 자기가 뭘 안다고…"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가 5일 작심한 듯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에 대해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다.

오랜만에 당사에 나온 김 명예총재는 기자 간담회를 갖고 "신사년은 뱀의 해"라고 운을 뗀후 "뱀은 건드리지 않으면 덤비지 않는다.
독사만 독이 있는게 아니라 어떤 뱀이라도 자신을 보호할 독은 있다"며 독기어린 심사를 꺼냈다.

이어 김 명예총재는 교섭단체 구성에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있는 이 총재를 직접 겨냥, "벌써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하는 것은 대인의 품위가 아니야"라고 공격했다.

그는 "3명의 의원이 온 걸 탓하는데 96년에는 한나라당 전신인 신한국당이 우리 당에서 3명을 빼갔다. 심지어 이회창씨가 당 고문할 때는 도지사까지 데려갔어. 한나라당에서 빼왔으면 큰일 날뻔 했다"며 신랄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입으로는 상생을 외치며 행동으로는 짓밟고 없애려 하는데 이제까지 참아 왔지만 더이상 못참겠다. 일어서서 결연히 맡은 책임을 수행할 것"이라며 단호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20여분간 계속된 분풀이의 마지막 부분에서 그는 "깔아뭉개지나 한번 해봐라. 무슨 짓들이냐. 그동안 말 안해 왔지만 천만의 말씀, 자민련도 잘할 것"이라며 교섭단체 구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