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는 26일 김경림 외환은행장, 김신정 대우차 사장 등 15명을 증인및 참고인으로 출석시킨 가운데 대우차 및 한보철강 매각실패, 공적자금 투입및 금융구조조정, 중앙종금 사태 등을 놓고 심문을 벌였다.

그러나 증인으로 채택된 박세용 전 현대상선 회장과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현대그룹 유동성 문제), 김우중 전 대우 회장(대우차 사태)은 불참해 정무위는 이들을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이날 국감에서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 조카와 박재규 통일부 장관의 조카는 포철 납품비리, 영부인 조카는 그린벨트사기, 박지원 전 장관 조카뻘과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 외사촌은 한빛은행 불법대출,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 조카사위는 동방금고 불법대출에 각각 연루되는 등 국민의 정부는 ''조카 공화국''"이라며 동방금고 사건 관련자에 대한 증인출석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민석 의원은 "한쪽의 일방적 주장만으로 결론을 내려서는 안되고 국정감사는 정책감사에 집중해야 한다"며 정치공세 중단을 촉구했다.

◆ 대우차매각 실패 등 기업구조조정

-대우그룹이 문제기업을 인수하는 등 출발부터 취약하지 않았나.

"과잉투자와 적자수출이 몰락 원인이다.

정부지원보다는 최대한 구조조정을 해 매각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겠다(김신정 대우차 사장)"

-정부가 이행보증금도 받지 않은데다 분식회계 특별감리 결과를 서둘러 발표해 포드사가 계약을 파기하는 빌미를 제공했다는데.

"우선협상대상 선정은 매매 계약이 아니다.

분식회계 결과 발표는 포드와 무관하게 했다(이근영 금감위원장)"

-10월20일까지 대우차 인수자를 결정한다고 했는데 매각실패에 대해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대우구조조정협의회가 발표한 사안이라 잘 모르겠다(이 금감위원장)"

-포드측 회계자문사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는 대우측 회계자문사인 삼일회계법인과 전략적 제휴관계에 있었는데 삼일을 통해 정보가 흘러가지 않았나.

"삼일회계법인이 실사를 맡아 대우차의 실상을 잘 알고 있었고 신속한 매각을 위해서는 삼일이 필요했다.

삼일과 프라이스워터하우스가 서로 정보를 교환하지 못하도록 각서도 받아 절대 정보유출은 없었을 것이다(이 금감위원장)"

◆ 공적자금 투입및 금융구조조정

-외환은행 외자도입시 정부가 보증해 줬나.

"재정경제부가 재정지원보증서(supporting letter)를 써줬으나 ''외환은행의 건전성 유지를 위해 법과 규정이 정하는 범위 내에서 정부가 지원하겠다''는 일종의 신사협정에 불과했다.

지급보증(guarantee)이 아니다(홍세표 전 외환은행장)"

-독자생존이 가능한가.

"공적자금 없이 대주주(한국은행 수출입은행 코메르츠방크)의 추가출자로 가능하다(김경림 외환은행장)"

-조흥은행도 추가 공적자금이 필요없나.

"혹시 쌍용양회에서 손실이 생겨도 2001년말까지 BIS비율 12.6% 달성은 가능하므로 추가 공적자금은 필요없다(위성복 조흥은행장)"

-공적자금 회수가능성은.

"대지급 규모가 26조원을 상회하나 상당부분 손실이 불가피하다.

회수에 전력을 기울였지만 제도적 장치에 미흡한 점이 많다(남궁훈 전 예금보험공사사장)"

◆ 현대그룹 유동성 문제 등

-자구계획 남발로 신뢰를 상실했으며 자구이행률도 낮은데.

"9월말까지 자구계획이 잘 됐으나 주가하락으로 보유주식 매각에 차질이 있었다.

연말까지 보유주식 매각으로 5천2백억원을 상환받고 다른 대체 자구수단으로 5천5백억원도 갚도록 하겠다(김 행장)"

-국민의 정부 출범전까지 유동성이 풍부했던 현대가 정부의 요청으로 기아차 LG반도체 한남투신 등을 인수하고 무리한 대북투자 등을 해 유동성 부족사태를 불러온게 아닌가.

"현대가 사업적 판단에서 한 것이지 정부의 일방적 요청 때문은 아니라고 본다(김 행장)"

-한라그룹이 로스차일드로부터 10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한다고 해 3조8천억원의 부채를 탕감했지만 실제 들어온 자금은 2억4천5백만달러에 불과하고 로스차일드는 1년만에 5백억원을 챙겨갔다.

"당시 경제상황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불리해 서둘렀다(홍 전 행장)"

-사외이사가 제역할은 못하면서 주식을 받아 시세차익을 챙기고 로비스트로 활동한다는데.

"일반적으로 지배주주 견제 역할이 미흡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외이사가 비판적 역할을 많이 하고 있으며 주주이익 보호라는 목적에 부합하려면 주식을 취득해야 한다(정지태 삼성전자 사외이사)"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